산불 대처 숨은 공신, 산림과학원 '산불예측분석센터'
산불 대처 숨은 공신, 산림과학원 '산불예측분석센터'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6.10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불 예측부터 피해 발생 후 즉각 대응까지
4차산업기술 집약된 드론 적극 활용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지난 4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1944ha에 이르는 면적에 피해를 주고, 208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특히 안동 지역의 대형산불은 인구 밀접지역인 도심에서 발생했으며,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재난성 산불로 확대될 수 있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예측분석센터는 산불 분석과 확산예측을 통해 신속한 진화전략을 세우기 위한 정보를 제공했고, 안동 산불은 인명피해 없이 산불 발생 20시간 만에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산불 진화전략 수립

산림과학원은 산림재해 예측·분석센터를 통해 산불, 산사태 등 산림재해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 산사태 정보시스템 등을 운영한다.

봄철 산불 조심 기간에는 산불예측분석센터를 집중적으로 운영하는데, 이 기간에 매일 산불 위험지수, 대형산불주의보, 소각산불주의보 등을 발령해 산불 예측을 진행한다. 올해는 2187건의 대형산불위험예보를 발령했으며, 333건의 소각산불징후예보도 전파했다. 

산불 전문가인 안희영 산림재해 예측·분석 센터장은 “기상 및 임상 정보 등을 모두 포함한 국가산불위험예보시스템은 시·군·읍·면·동까지 1시간 간격으로 72시간 동안 산불위험지수에 대한 예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는 인터넷, 모바일 웹에서 제공되고, 700여명의 산불담당 인력이 속해 있는 밴드에 매일 아침 전파한다”고 말했다. 

안희영 산림재해 예측·분석 센터장이 산불 확산예측 시스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산림과학원은 산림재해(산불, 산사태) 주관 연구기관으로서 예측·분석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효율적인 진화전략 수립과 산불 발생 상황 지휘체계의 일원화 등을 목표로 산불상황도 제작에 나섰다. 산불상황도는 실시간으로 산불 상황에 대한 예측을 통해 산불 진화전략을 수립하는데 활용되는 정보다. 2018년 본격적으로 제작돼 현재는 현장대책본부에 필수적인 자료로 자리 잡았다.

안희영 센터장은 “산불 발생 신고가 접수되면 산불의 경로, 속도, 비화 등 산불확산예측과 화선(불의 띠), 잔불탐지 등 드론 촬영 영상, 헬기 관측 영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실시간 산불상황도를 작성한다”고 말했다. 

실시간 산불상황도는 최소 10분 가격으로 정보가 갱신되고, 현장 수집 정보까지 더해지면서 수관화, 비화 가능성 판단 등에 활용되며 확산 저지선, 진화인력 집중 투입 구역, 주민대피 유도 전략 수립에 기여하게 된다.

산불상황도(사진)는 대형산불이 발생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 진화전략을 수립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실시간 드론 정보 활용

산불예측분석센터에서 활용되는 드론은 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에서 직접 운용하고 있다. 이 드론은 주로 헬기가 뜨지 못하는 야간에 비행해 주간산불이 야간산불로 이어지거나 야간에 산불이 발생한 상황을 촬영한다. 

산불 드론에는 산림청 소속 헬기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영상 중계용 열화상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다. 또 별도로 구축한 실시간 영상 중계 시스템이 있어 산불의 야간 상황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드론에서 촬영한 산불 정보는 화선을 예측하거나 피해 지역을 보여주고, 진화 이후엔 산불 피해지 복구계획 수립의 기본 자료가 된다. 

우충식 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임업연구사

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에서는 직접 드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무인기(드론)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우충식 박사는 “산불 상황에 투입되는 산림과학원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직접 제작·개발한다는 점에 있는데, 부품 사용부터 수리·관리까지 모두 직접 하므로 우리가 원하는 임무에 맞게끔 기체를 만들 수 있다”면서 “기체의 성능과 한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임무 상황에 적합한 장비나 센서를 다양하게 탑재할 수 있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과학원의 산불 드론은 지난해 강원도 산불 당시 큰 활약을 했다. 당시엔 고성·속초 지역의 대형산불과 강릉·동해 지역 대형산불이 동시에 발생했는데, 이때 드론으로 촬영한 산불 영상이 효율적인 진화전략 수립과 진화인력 배치의 핵심 정보가 되었다. 

우충식 박사는 “지난해 강원도 대형산불 당시 야간에 투입한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은 현장대책본부에서 신속한 진화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정보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원에서는 산불 드론의 기능을 더 확대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야간산불 상황에서 진화 대원이 겪는 진화 작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드론에 산불 진화용 소화제, 소화탄을 탑재해 비행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불 발생에 취약한 야간 시간대를 감시하기 위한 유선형 드론을 개발했고, 현재 실용화 단계에 있다. 이는 주간에만 주로 운용되는 산불감시 요원의 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드론이 가진 가장 큰 문제점은 배터리, 즉 비행시간인데 과학원에서는 비행시간을 늘려 한 번 비행으로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한 드론을 연구하고 있다. 우 박사는 “보통 드론은 비행시간이 30분, 실제 업무 비행은 이보다 더 짧은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엔진형 드론과 수소 배터리형 드론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 진화용 소화탄이 탑재된 드론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산불 예측·분석센터는 중장기적인 예측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예정이다. 현재는 최대 3일간 산불예보가 가능하지만, 일주일 혹은 한 달까지 계절예보가 가능하게끔 중장기 알고리즘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진화전략에 사용되는 상황도를 더 빠르고 정교하게 작성하고, 더 많은 정보를 포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안희영 센터장은 “봄철 산불 기간 105일 동안은 상시 근무를 하고, 대형산불이 발생한 순간에는 진화가 될 때까지 24시간 비상근무를 한다. 고된 업무에도 센터 직원들이 힘을 낼 수 있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있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며 올해 봄철 산불피해지 복구계획 수립과 가을철 산불 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산불예측분석센터 상황실
산불예측분석센터 상황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