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불황 대비해야…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한우 불황 대비해야…실효성 있는 대책 필요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6.1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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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안정적 수급관리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 개최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한우 사육 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양상을 보이면서 향후 불황을 대비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됐다. 그러나 모두가 수급안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실제적인 방안 마련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aT센터에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한우수급조절협의회 주관으로 ‘한우, 안정적 수급관리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이형우 농경연 축산관측팀장이 ‘중단기 한우 수급 및 가격 전망’을, 전상곤 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가 ‘한우 사육두수 변화, 사육구조 변화, 대응방향’을 각각 주제 발표했다.

이형우 축산관측팀장은 올해 한우 사육 마릿수는 318만7000두로 전년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증가세가 지속되며 2022년에는 334만7000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도축 마릿수도 올해 78~79만두에서 2022년에는 91~92만두 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과거 한우 불황기(2011년~2013년) 당시 도축 두수 증가로 도매가격이 하락해 1만3000원대 가격 형성했던 것을 언급하며 점점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다.

이형우 팀장은 “국내 사육 증가로 향후 도매가격 조정국면이 예상된다.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수급조절이 필요하다”며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 미리 준비하는 현명한 지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상곤 경상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한우 사육두수 사이클의 변화를 언급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파장은 길어지고 진폭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증가와 감소의 주기는 길어지고, 그 차이는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인으로는 학습효과·규모화·사육구조변화를 꼽으며 “과거엔 소규모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규모화 된 농가들의 사육두수가 많아졌다. 또 산지가격 변화에 과거처럼 급격하게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사육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한우 사육 농가의 경영 불안정성도 높아진다”며 “자율적인 사육두수 조절이 중요하다. 이대로 가다간 제로섬 게임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전문가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 최우선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인배 동국대 식품관리학과 교수는 “농가들은 정부 정책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정부 정책을 실행하면 늘 불이익을 봤고, 반대한 사람들이 실제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일관성 있는 정책이 부족하다. 지금 입식이 2022년을 결정할텐데, 도축마릿수를 컨트롤 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지난 2~3년간 이런 토론회만 20번을 넘게 했다. 하지만 올 때마다 결론이 안 났다. 실제 해결 방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소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우협회의 숙명적인 과제는 한우 가격 안정으로, 생산자도 비싼 가격보다 적정한 가격을 원한다. 협회도 선제적 수급 조절 해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노력하고 있으니 조속히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