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삼겹살 콜라보 ‘미삼페스티벌’ 돼지고기 소비 다각화·확대 기여
미나리·삼겹살 콜라보 ‘미삼페스티벌’ 돼지고기 소비 다각화·확대 기여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8.11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업분야 ‘신지식인’ 이상용 대구경북양돈조합장
“지속 가능한 청정 한돈 산업 꿈꾼다”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 ‘신지식인’은 한국신지식인협회가 1998년부터 창의적 아이디어와 지식 정보 공유로 국가발전과 창조경제를 견인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서류심사, 면접, 현장답사 등 엄정한 심사를 거쳐 9개 분야에서 선정한다. 고품질 돼지고기로 한돈 소비 촉진에 힘쓰고 대구시와 협력해 ‘미삼페스티벌(미나리·삼겹살)’을 성공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일 열린 ‘제35회 신지식인 인증식’ 행사에서 농업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이상용 대구경북양돈조합장을 만나봤다.

-농업분야 신지식인에 선정된 소감.
살고 있는 경북 고령에 가면 현수막이 수십 개 걸려있다. 기분이 꽤 괜찮더라(웃음). 사실 타이틀을 붙여주시니 조심스럽고, 어쨌든 남다른 지도자의 길을 걸어서 차별성보다는 처음 먹은 마음대로 공생, 상생의 마음을 잘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덕이 되고, 사회에서 준 책임감을 더 강하게 갖게 되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대구경북양돈조합장, 전국양돈조합장협의회장 등 크고 많은 역할을 맡고 계신데,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정말 눈코 뜰 새 없다. 조합 일도 있고, 고령에 축사도 있고, 농협 올바른 유통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서 유통 일에도 힘쓰고 있다. 좋은 영향력을 펼치려고 이것 저것 많이 하고 있는거니까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요즘엔 회의를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웃음).

-농사의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경북 고령에서 돈사 운영하고 있고, 2만5000두 정도 된다. 예전엔 축사를 장려하는 정책이 많았는데, 요새는 환경 문제다 뭐다 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많아졌고. 축사 규제 정책이 심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이나 지리적인 문제들이 축산을 위축시키는 상황에 와 있는 것 같다. 

-농민으로서 어려운 순간이 있다면.
가장 어려운 때는 지금이 아닌가 싶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예전에는 축산업을 장려하고 정책적으로 보호받았는데 지금은 맨날 규제만 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잘 모르니까 타당성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모든 환경적인 주범을 양돈농가로 몰아가니까 조금 힘들다. 
오늘 해놨는데 내일 정부의 정책이 바뀐다. 높은 수준의 실천만 요구한다. 축산 농민만 모든 걸 알아서 할 수는 없다. 정부가 농민과 환경, 지역 주민들의 관계도 함께 형성해줬으면 좋겠다. 

-반대로 가장 행복한 때,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축산을 하면서 상위 1% 성적을 주도적으로 냈었다. 그만큼 삶의 질도 높아졌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부분을 알려줘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다. 
다들 이제 규모화되고 획일화되면서 정예 농가들이 결집하는 현상은 좋다고 생각한다. 농장을 경영과 관리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정착시킨 것이 수익적으로도 성공을 이끌었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

-돼지고기 기부행사를 펼치는 등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던데.
양돈업을 시작한 후, 지역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지역사회 공헌활동을 시작했다. 농장이 위치한 고령에 교육발전기금 기탁부터 2012년 고령군새마을회장직을 맡았을 때는 개인 사과농장 6000평 희사, 수익금 8000만원을 지역사회 활성화에 사용하기도 했다. 덕분에 ‘2014 자랑스러운 도민상’을 수상했다. 2015년 조합장을 시작한 후에는, 매년 분기에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사회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나눔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로 힘든 분들을 위해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와 대한한돈협회 경북도협의회와 함께 대구시에 1억5000만원 상당의 한돈 앞다리살 20톤을 기부해 한돈을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미삼페스티벌’이 무엇인가.
경북의 돼지고기와 대구의 미나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푸드 페스티벌이다. 미나리와 삼겹살을 직접 구입해 바로 먹을 수 있는 시식 장소를 제공하고, 시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한돈 홍보관과 문화공연을 마련하는 등 다채로운 복합 문화축제이기도 하다.

-특별히 미나리와 삼겹살을 접목시킨 이유는.
융합을 이야기하고 시너지 효과가 주목 받는 시대다. 단일 품목을 내세운 페스티벌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다. 삼겹살과 궁합을 이루는 여러 품목들 중 후보를 선정했다. 그 중에 전국에서 대구‧경북이 2번째로 큰 재배면적을 가지고 있고, 그만큼 품질도 뛰어난 미나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돼지고기와의 궁합적인 측면, 건강에 이로운 점 모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어떻게 페스티벌까지 주최하려고 생각하셨는지.
여러 차례 한돈 소비 촉진 행사를 진행하면서, 소규모 10개 행사보다 대규모 행사 1회가 사람들에게 주는 임팩트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8년 ‘미나리‧삼겹살 소비촉진 행사’란 이름으로 처음 행사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2만명)의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이듬해 단순 행사를 한 단계 더 격상시킨 페스티벌까지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갖게 됐다.

지난해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미삼페스티벌의 모습.
지난해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미삼페스티벌의 모습.

-지난 2년간 반응은 어땠는지.
2018년이 첫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시식 공간 부족할 정도였고, 3일 동안 돼지고기 3.1톤을 판매했다. 2019년엔 사업 규모를 2배로 늘렸고, 총 70개 부스 규모로 4일 동안 돼지고기 5.6톤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8년 성공을 바탕으로, 2019년 행사 전 대구시에 정식 명칭과 로고, 상표 등록을 건의했고, 이후 ‘미삼페스티벌’ 로고 및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한돈 홍보관 등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개발에도 역량을 총동원해 총 15만명 참가라는 큰 결과를 얻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일 것 같은데.
미나리는 봄에 나는 제철 채소라, ‘미삼페스티벌’은 연기가 불가해 안타깝게 취소했다. 이를 대신해 대구시와 협조해 함께 미나리 1kg, 삼겹살 600g 기획세트를 제작해 시‧구‧군, 유관기관, 일반 시민들 대상으로 지난 3월 중순부터 약 2주간 판매했다. 총 9000세트, 물량 5톤 정도 판매됐다.

-한돈 산업 발전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청정 한돈 산업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국민들의 밥상을 책임지는 우리 한돈이 되려면 친환경적 사육 구조 완성, ASF 등 돼지 질병 억제, 축사 냄새 저감, 미허가 축사 개선 등의 사안들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한다. 정부에서도 친환경 축사 개선 보조금 지급 등 한돈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