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협중앙회 경제사업은 실패다
[사설] 농협중앙회 경제사업은 실패다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08.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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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농협중앙회에 대한 개혁 요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거세졌고 농협중앙회는 신경분리를 하겠다며 개혁안을 발표했다. 20여년을 논쟁과 시간끌기로만 버티던 농협중앙회는 2009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기나긴 농협중앙회 개혁도 일차적으로 마무리됐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자는 농민조합원의 요구가 나온 이유는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이 협동조합의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이 돈이 되는 신용사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에 2009년 농협중앙회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로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시작해 2012년 완전히 분리됐다.

당시 경제지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2020년까지 농민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51.1%를 책임지고 판매하겠다고 했지만 2019년 기준으로 30.5%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농협경제사업 총괄평가 점수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농협 경제사업 중 축산경제는 2003년 83.08에서 2019년 62.95로 20점 가량 하락했고, 농업경제는 2003년 88.34에서 2019년 72.24로 16점 정도 떨어졌다.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에 배당금과 농업지원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2018년에는 배당금은 전혀 없었고 지원사업비도 700억원 이상 줄이면서 농협중앙회가 안정적인 사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까지 농협 경제지주의 실적을 평가하면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은 실패라고 할 수밖에 없다.

과거 무이자자금이라 불렸던 조합지원자금은 2011년 9조2000억원에서 2019년 12조원으로 34%가 증가했다. 조합지원자금은 자금지원심의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배분 기준과 배분 절차는 만들었지만, 자금운용의 효과, 조합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검증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농협이 인수했던 농약, 비료, 종자 관련 기업도 경영이 좋지 못해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경제지주로 분리했지만 결국 경제사업을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 애당초 농협의 경제사업은 연합회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농민단체들이 주장했지만 농협중앙회는 경제사업을 완전히 분리하지 않기 위해 경제지주 방식을 택했고 그 결과는 실패다.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경제지주 사업은 실패했기에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이 가장 빠른 시점이다.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