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평화영농RPC '거제 2공장'
[탐방] 평화영농RPC '거제 2공장'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08.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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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봉 대표 "10년 농가 숙원사업 해결”

함안까지 1시간여 벼 실어 나르던 농가부담 해소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지역경제 발전에도 이바지
준공식 대신 거제 취약계층에 쌀 100포 전달 선행

40여년 양곡도정업 종사…농가와 생사고락 함께할 것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올해 거제시에 경사가 났다. 농가 숙원사업이 10년만에 이뤄진 것. 평화영농조합법인(대표 이성봉, 전국RPC협의회장)은 지난달 거제시 사등면에 ‘미곡종합처리장 거제 2공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거제시 농가들은 이제 1시간여 거리에 있는 함안까지 벼를 운송하지 않아도 된다. 이성봉 평화영농RPC 대표는 “농가 편의시설로써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 농민의 부담을 줄여주는 데에 경영의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역 농가들은 관내에 RPC가 없어 함안군의 ‘평화영농 1공장’까지 벼를 실어 날라야만 했다. 예전엔 RPC가 있었지만 1998년 폐업하고 어렵게 들어선 RPC가 2010년 또 문을 닫았다.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농가의 민원이 시청에 빗발쳤다. 당시 이성봉 대표는 함안에서 1999년 민간RPC 1호로 설립한 평화미곡종합처리장을 한창 가동할 때였다. 양곡가공업에 오랜 경험을 쌓은 그에게 주위의 기대가 몰리는 건 수순이었다. 이 대표는 농가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RPC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그간 부지확보 등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난해 착공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성봉 평화영농조합법인 대표.
이성봉 평화영농조합법인 대표.

 

-평화영농RPC 거제 2공장 준공 소감.

양곡도정업에 종사한지 어언 50년이 다 돼 간다. 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쌀 소매업을 시작했으니 평생을 양곡업에 종사한 셈이다. 그간 방앗간을 미곡종합처리장(RPC)으로 키우고 또 커진 규모에 맞게 경영규모도 커져 사업을 이끌어오는 동안 어려움도 수 없이 겪었다. 이만큼 성장한 건 지역 농가들의 도움 덕이라고 생각한다. 벼 생산자와 도정업자는 ‘운명 공동체’다. 생사고락을 나누는 사이에서 농가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거제 2공장 준공이 그래서 더 특별하다.

-2공장 설립까지 어려움을 겪었다고.

사실 부지 확보가 뜻대로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땅 주인들이 땅을 팔려고 하질 않아 시세보다 서너 배는 더 제시해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주고나면 함안 1공장 가동에 타격이 있을 것 같아 섣불리 결정할 수 없었다. 고민하던 차에 잘 알고 지내던 농가에서 자기 땅을 팔겠다고하더라. 그간 함안공장으로 벼를 실어 내던 농가였는데 어디서 이야기를 들었던 모양이다. 한시름 덜고 나니 이번엔 벼를 실어나를 도로가 문제였다. 시에서 도로 만들어 포장해주고 적극 도와줬다. 이 자리를 빌어 도움을 준 농민과 변광용 시장에게 감사드린다.

-준공식 대신 쌀 기부로 화제가 됐는데.

7월 14일 거제 쌀 브랜드 ‘행복미’ 10kg짜리 400포대(1000만원 상당)를 거제시청에 기부했다. 작은 성의이지만 관내 독거노인이며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이 잠시나마 생활의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온 사회가 힘든데, 이럴 때 어려운 가정은 더 어렵지 않나. 지역 농가가 애써 재배한 쌀이 지역 내 취약계층을 도우며 선순환된다고 생각하니 사람들 불러 잔치 여는 것보다 마음이 몹시 흐뭇하다.

-앞으로 경영방침은.

RPC는 농민을 위한 시설이니 농가의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 한 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제2공장은 착공부터 현대화시설로 시작했다. 내부 들여놓은 기계들도 모두 첨단기기들이다. 굳이 필요 없는 설비며 기기도 완벽히 갖춰놓았다. 행여 나중에라도 농가에 불편함을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함안 제1공장도 현대화사업을 시작했다. 그간 조금씩 고쳐 왔지만 함안 지역 농가들이 소외감을 느낄까 우려해서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양곡산업에 잘 대응해 온 것처럼 앞으로도 농가와 기쁜 일 슬픈 일을 함께 하며 양곡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이성봉 평화영농조합법인 대표(왼쪽)는 지난 7월 14일 '거제 2 도정공장' 준공식 대신 지역의 소외이웃에게 전달된 쌀을 변광용 거제시장(오른쪽)에게 기탁해 주위의 귀감이 됐다.
이성봉 평화영농조합법인 대표(왼쪽)는 지난 7월 14일 ‘평화영농 거제 미곡종합처리장 2공장’ 준공식 대신 지역의 소외이웃에게 전달된 쌀을 변광용 거제시장(오른쪽)에게 기탁했다.

 

 

[평화영농 거제 2공장] 26만 거제시민 먹거리 기반 다져

1998년 민간 1호 RPC로 함안 입성

고품질·납기 준수, 철저한 경영관리

농식품부 경영평가 A등급 놓치지 않아

평화영농 전경. 벼 저장시설 모습.  총면적 2400평 부지에 131평 저장창고시설과 380평 가공시설을 갖췄다.
평화영농 전경. 벼 저장시설 모습. 총면적 2400평 부지에 131평 저장창고시설과 380평 가공시설을 갖췄다.

 

평화영농조합법인은 1988년 경남지역 민간 제1호 미곡종합처리장(RPC)으로 농식품부 인가를 받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도정업체다. 이성봉 대표는 10대 시절인 1977년 미곡 소매업에 뛰어들어 1987년 평화농산의 어엿한 경영주가 되었다. 또 다시 10년의 경험과 내공을 쌓아 RPC 민간 1호로 함안군에 입성 후 20여년 동안 농가의 든든한 동반자로 입지를 굳혔다. 올해 7월 거제시에 RPC 제2공장을 준공, 관내 농가들의 10년 숙원사업을 해소하는 한편 26만 거제시민들의 먹거리 공급소로써의 기반을 완벽히 다졌다. 평화영농은 계약재배를 통한 농가소득의 직접적인 증대에 기여해 왔을 뿐 아니라 중견기업으로써 경남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7월 현대화시설로 준공한 '평화영농미곡종합처리장 제2 가공공장'은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과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했다.
올해 7월 현대화시설로 준공한  ‘평화영농 거제 미곡종합처리장 2공장’은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과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했다.

 

GAP·ISO 인증 획득한 최첨단 가공시설

거제시 사등면 오량1길에 위치한 평화영농RPC는 총면적 2400평 부지에 131평 저장창고시설과 380평 가공시설을 갖췄다.

현대화시설로 올해 7월 준공한 제2 가공공장은 GAP(농산물우수관리) 인증과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했다. 가공설비는 현미에서 도정해 백미로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연삭기, 연미기를 통한 공정 과정을 거친다. 변색된 곡물 외 플라스틱 수지를 판별해 분리하는 첨단장비인 ‘이물 및 색채 선별기’와 품질향상 및 신선도 연장을 위한 연미기, 무세미기 등을 구비했다.

그밖에 백미에 혼입된 미강덩어리, 현미에 혼입된 끈, 짚, 종이조각 등을 제거하는 진동선별기 3기와 로봇적재 시스템이 적용된 자동포장라인을 완벽히 갖추고 공장의 모든 운영상황을 모니터 한 대로 관리하는 최신 스마트공장을 구현했다.

영상 15도 이하 유지로 신선도 관리

집진설비는 함안 1공장과 거제 2공장 모두 강제배기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원료 투입부와 저장실, 가공실, 왕겨 및 미강처리시설을 갖추고 바람을 돌려 배기하며 배기중 포함된 분진은 사이클론에 의해 여과하거나 분리시킨다. 쌀의 신선도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저온저장창고는 여름철이면 항상 영상 15℃ 이하를 유지하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평화영농RPC 거제2공장 내부에 구비된 설비. 고품질쌀 생산에 필요한 최신 기기며 첨단설비를 시중의 최고 제품으로 모두 구비했다.
평화영농RPC 거제2공장 내부에 구비된 설비. 고품질쌀 생산에 필요한 최신 기기며 첨단설비를 시중의 최고 제품으로 모두 구비했다.

 

40년 납품당일 가공원칙 고수

평화영농RPC는 ‘경남브랜드 쌀 평가’에서 7년 연속 우수 쌀로 선정될 정도로 품질 면에서 정평이 나 있다. 벌써 8년 전인 2012년 경상남도 추천상품 지정을 받았으며 2014년엔 고품질쌀 생산.유통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장을 수여한 바 있다. 1톤부터 5톤까지 용량이 다양한 9대의 차량이 부산이며 김해 양산, 마산 등 수요처에 매일 신선한 쌀을 납품한다. 공장 내 재고를 두지 않고 발주와 동시 또는 납품당일 가공하는 것이 품질 극대화와 쌀 신선도 유지의 비결이다.

이런 철저한 품질관리와 효율적인 시스템 때문에 매해 진행되는 농림축산식품부 경영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A등급을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이성봉 대표는 “거제 2공장 준공을 계기로 40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농가와 고객을 위한 고품질쌀 생산과 유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