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지나뿌리썩음병, 낙엽송 발화 없이 발병 사례 첫 발견
리지나뿌리썩음병, 낙엽송 발화 없이 발병 사례 첫 발견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08.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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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시들게 만드는 돌발 병해, 주의 요구
산림과학원, 피해지역 모니터링 시행
리지나뿌리썩음병에 감염된 낙엽송 고사목(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리지나뿌리썩음병에 감염된 낙엽송 고사목(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여름철 소나무, 곰솔, 낙엽송에서 주로 발생하는 돌발 병해인 ‘리지나뿌리썩음병’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겨울 이상고온 현상으로 해충 부화율이 높아져, 올해 초여름부터 매미나방, 대벌레 등이 많이 발생해 산림·생활권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가운데 해충뿐 아니라 병해도 돌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리지나뿌리썩음병은 리지나 운둘라타(Rhizina undulata)라는 곰팡이 병원균에 의해 발생하며, 병원균은 나무뿌리에서 감염되고 시들게 해 죽게 만든다.

병원균은 흙 속에서 휴면해 있다가 토양온도가 40℃ 이상으로 올라가면 발아하기 때문에 산불지, 쓰레기 소각지 등에서 주로 발생하며, 파상땅해파리버섯을 만들어 번식한다. 이 병원균은 다른 미생물이 고온의 열로 인해 사멸한 무주공산(無主空山)에 홀로 번식해 주변의 나무들도 함께 전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낙엽송 지제부에 발생된 파상땅해파리버섯(사진=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그러나 산림과학원 조사 결과, 최근 경기도 의왕시 낙엽송 조림지에서 발화 행위가 없었음에도 리지나뿌리썩음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해안가 곰솔림 등지에서 모래 토양의 온도가 급속도로 올라가 병원균이 발생한 경우는 있었지만, 산림에서 불과 관련되지 않았음에도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지나뿌리썩음병은 현재까지 토양 병해의 특성상 방제 약제는 개발된 것이 없으며, 예방을 위해 나무 근처에서 불과 관련된 행위를 철저히 금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적극적인 예찰이 필요한 실정이다.

산림과학원은 의왕시에서 발생한 리지나뿌리썩음병이 이상기온 현상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원인조사를 위해 피해지역의 기후변화와 관련된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

이상현 산림과학원 산림병해충연구과장은 “리지나뿌리썩음병이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는 최근 기상이변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피해 발생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산림 내 리지나뿌리썩음병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