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친환경농업②-“스스로 공동의 문제 해결하는 자조금, 필요성 높아질 것”]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친환경농업②-“스스로 공동의 문제 해결하는 자조금, 필요성 높아질 것”]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09.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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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로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
꾸러미 보내기·에코프라이데이 행사 등 진행
포스트코로나, 친환경은 ‘교육’부터 시작

(한국농업신문= 이은혜 기자)에코프라이데이 행사를 마치고 돌아온 주형로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을 세종에 잇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되면서 행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는 그래도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학교급식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친환경농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주형로 위원장은 “포장하면 시들해지는 엽채류나 채소류, 아욱·부추 이런 상품들이 들어가다가 안 들어가니까 그게 어려웠고, 택배 불가능한 제품들이 어쩔 수 없이 소외당하니까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학교급식은 줄었지만 그래도 생협이라던지 매장에선 크게 줄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주형로 위원장의 설명이다.

한편, 자조금 추진을 위한 의무자조금단체 한국친환경농업협회가 2015년 말에 설립되고, 자조금관리위원회가 2016년 7월에 출범된 지 4년이 넘어간다. 소회를 물으니, 자조금은 농민이 스스로 거출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말 그대로 정말 좋은 사업이라고 대답하며 자조금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친환경농업인 스스로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니 책임감을 훨씬 고취시킨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 공급과 지속가능한 생태 농업 구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자조금은 꼭 필요하다”며 더불어 “친환경농업인의 소득도 향상시키고, 세상 모든 곳에 친환경을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품목들은 많이 확대되면서 활성화되고 있지만 예산이 잘 뒷받침될 수 있도록 예산 확대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현재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는 꾸러미 보내주기 운동과 에코프라이데이 행사 등 다양한 방안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주형로 위원장은 “꾸러미 보내주기 운동으로 꾸준히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위기는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지자체와 토의하고 협력해 미리 준비하는 방안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지자체나 교육청에서도 아이들의 올바른 먹거리를 세우기 위해 상당히 신경써주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에코프라이데이’ 행사는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남용 및 토양 오염 등 환경 문제로 인해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급증하면서 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추진한 캠페인이다.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서 1주일에 1회 ‘지구를 지키는 날’로 지정, 단체 급식 식재료 중 1가지 이상을 친환경농산물로 사용하게 되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친환경 농산물 소비 촉진을 통한 친환경 농가의 판로 확대를 지원하며, 해당 기업·기관 등이 사회적 가치, 윤리적 소비를 실천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다. 주 위원장은 “무엇보다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모두의 의지를 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공공기관으로 시작해서 전국에 확대되길 바란다. 기초적인 작업부터 시작해 천천히 혁신하려 한다”고 캠페인을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가올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대비해 늘 얘기해왔던 ‘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코로나19는 분명한 위기다. 위기 뒤에는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을 못 찾으면 위기로 끝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왜 코로나19가 왔는가 원인 분석부터 시작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는 농사 쪽에서 농약과 비료 사용량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나라가 됐다. 토양이 죽고 생태계가 무너지고 밸런스 깨져서 나타난 게 바로 전염병이다. 전염병이 우리에게 경고를 주는거다”며 “친환경농업은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인데,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초등교육에서부터 먹거리의 필요성, 농부의 소중함, 자연의 신비를 일깨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옛날에는 실과나 자연 같은 과목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걸 교육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특별 체험으로 끝낸다. 초등교육은 지식이 아닌 습관과 기초를 만드는 곳이다. 우리 농산물을 먹는 운동, 농약 줄이는 운동, 생물과 식물이 같이 살아가는 운동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제 농업의 문제가 단순히 농업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형로 위원장은 “친환경농업이 곧 자연과 공존하고, 자연의 순리를 가르친다. 정부도 농업의 공익적, 다원적 가치를 중시해 공익형직불제를 만들지 않았나. 공익적 가치 중 가장 큰 가치가 교육적 가치”라며 앞으로의 방향은 교육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더 이상 소비자와 생산자를 분리하는 개념이 아니라 소비자 또한 공동생산자로 함께하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소비자의 기호에 맞춘 작물, 식품들이 나온다. 생산자는 일을 하고, 소비자는 그 생산에 참여하는 공동생산자인 것”이라며 “도시는 꽃이요, 농촌은 뿌리다. 결국 뿌리와 꽃은 하나라는 사실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