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병갑 천안시산림조합장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비전이 명확해야 합니다” 
[인터뷰] 유병갑 천안시산림조합장 “변화를 만들기 위해선 비전이 명확해야 합니다”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0.10.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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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30년’ 임업 분야 전문가
취임 후 금융 사업 4배 성장 쾌거
유병갑 천안시산림조합장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산에서만 보낸 세월이 30년인데,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천안시산림조합을) 숲을 가꾸듯이 가꿔서 어딜 가도 자랑스럽고 멋있는 조합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난 세월 평생을 산에서 보낸 유병갑 천안시산림조합장은 조합장에 도전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1980년 군 제대 이후 SK임업에서 처음으로 임업 분야에 종사하게 된 그는 숲과 산림 전문가라는 말이 부끄럽다며 그간의 경험이 자신을 성장시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보궐 선거를 통해 조합장직을 맡게 된 유병갑 조합장은 취임 당시 천안시산림조합의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천안시산림조합은 1962년에 설립되고, 1998년에 금융과가 신설됐는데, 22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금융 사업 규모와 실적이 너무나 저조했기 때문이다. 

그는 “도농복합, 60만 인구의 천안이라는 좋은 시장에서 조합이 왜 이렇게 됐는지 한참을 고민했다”면서 “직원들 개개인의 능력과 노하우는 충분했지만, 그동안 성과나 실적으로 발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조합장은 리더로서 취임과 동시에 직원들에게 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시작했다. 직원 한 사람의 능력과 특성을 살려서 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 

유 조합장은 “취임하고 나서 부서장들과 모인 자리에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모든 책임과 권한을 줄 테니 마음껏 일해보라고. 도덕적인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무엇이든지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하니 직원들이 잘 따라와 주더라”고 말했다.

천안시산림조합은 금융 사업 부문에서 유 조합장이 취임하기 전 약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다가 현재 800억원까지 성장했다. 더불어 지난 6일에는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에 금융 사업소 2호점인 두정지점을 열어 사업의 자립 기반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또한, 일반 사업 중 유통 사업(임산물 유통, 조경 등)은 일반적으로 산림조합에서 항상 적자를 감수하고 추진하는 분야인데, 올해 현재까지만 해도 4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유 조합장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월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전국경영최우수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 상은 당근보다는 ‘채찍’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더 열심히, 분발하겠다”며, “우리 조합의 미래비전을 전 직원들이 잘 따라와 준 덕분으로, 이런 부분에서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유 조합장은 천안시산림조합 성장의 중심에 있으면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조직원들에게 비전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면 된다는 비전. 이러한 희망이 보여야 시작할 수 있다. 현재 모든 직원이 비전에 동감하고 있고, 그로 인해 자신감 또한 생겼다”고 덧붙였다.

열정이 가득한 그는 2017년 취임 당시 공약의 2배에 해당하는 목표를 세웠다. 다가오는 2022년까지 금융 사업 2000억원, 일반 사업 200억원의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또한, 천안시산림조합의 자랑인 나무전시판매장에 대한 사업 규모 확대도 거듭 강조했다. 

천안시산림조합 임산물종합유통센터에 있는 나무전시판매장은 전국 산림조합 중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유 조합장은 다양한 묘목의 구매부터 식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곳의 규모를 더욱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1만~1만5000평 정도의 부지를 확보해 나무전시판매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복합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며 “1년 365일 도심 한가운데에 산림 공간을 만들어 숲속에서 차도 마시고 나무도 살 수 있으며, 시민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산림문화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가지 목표를 계획 중인 유 조합장은 목표달성을 통해 조합의 자립 기반이 확고히 다져진다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고, 나아가 조합원을 위한 환원 사업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