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1지구 재건축조합 '짬짜미 운영' 의혹 제기
자양1지구 재건축조합 '짬짜미 운영' 의혹 제기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0.10.22 0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합원 비대위, 기자회견 열고 '정보공개 이행' 촉구
"조합운영 불투명성, 회계관리 부실, 선거 불공정 의혹 해명하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서울 광진구 자양1지구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서울시 광진구 뚝섬로 459일대)이 조합 집행부의 불투명한 사업 추진으로 조합원간 마찰을 겪고 있다. 서울시와 광진구는 개선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호소에 서로에게 업무를 떠넘기는 ‘핑퐁’식 대응으로 일관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자양1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 약 10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5일 서울시내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정보공개 요구를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재건축 사업현장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재건축 사업현장

정비구역면적 3만9669㎡(1만2000평)에 진행되는 해당 사업은 2023년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올해 4월 착공됐다.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아파트는 6개동 878세대로 지어진다. 지난 7월 일반분양을 끝낸 상태지만 사업 진척이 최초 계획보다 4년가량 늦어져 조합원들이 사업비 증가분을 떠안아야 하는 등 손해가 막대하다고 비대위는 주장했다.

비대위 추산에 따르면 4년간 일정 지연으로 조합원들이 추가적으로 내야 하는 분담금은 조합 운영비며 대출이자 등을 포함해 약 240억원이다. 특히 조합원 249명에 분양세대수가 878세대로 큰 수익성을 기대했지만 인근의 다른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낮은데다 일정 지연으로 수익이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비대위가 조합 집행부에 지적하는 문제점은 ▲조합운영 불투명성 ▲회계관리 부실 ▲조합장 선거과정의 불공정성 등이다. 이런 갈등은 모두 집행부의 정보공개 청구 불이행에서 파생됐다. 일정 지연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조합원들이 사업 진척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할 때마다 집행부는 번번이 거절했다.

조합원들의 불만은 2018년 외부 회계감사용역 결과가 ‘조합 사업비 및 운영비에 대한 회계관리의 전반적인 부실·방만’으로 나오자 ‘의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집행부 임원들이 조합원들이 분담해야 할 사업비며 운영비를 유용하고 특정인에게 혜택을 주는 식의 ‘짬짜미 운영’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거다.

이와 관련 비대위는 회계감사 지적사항에서 약 2억원의 회계 미반영 금액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조합 사업비 및 운영비의 월별 입출금 잔액 불일치와 협력업체에 대한 계약금의 초과지급, 명세서 없는 예비비 사용, 총회 승인 내용과 다른 인건비 지급 등도 감사 지적사항이다.

특히 통상 사업비의 10%로 정해지는 예비비가 작년 연말 갑자기 약 30%로 뛴 배경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지난 2일 비대위의 예비비 1401억원에 대한 산출근거 요구에 대해 “산출 근거 자료가 없고 세부적인 사용 항목도 정해진 바가 없으나 사업 완료 후 잔액이 있으면 조합원들에게 배분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비대위는 “분양가가 인근보다 낮아 생긴 손실과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부담금에 예비비까지 남지 않는다면 조합원 1인당 5억원씩 손실을 볼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 조합장은 사업지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하지만 전 집행부 감사가 현 조합장으로 선출되는 ‘회전문식 선거’로 인해 조합운영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비대위는 주장했다. 선거 과정에서도 계약 외 보조요원들의 활동과 고연령 조합원들의 투표용지를 대신 받아 제출한 점, 전 조합장의 현 조합장 투표 권유 등 불공정 의혹을 제기했다.

비대위는 “서울시와 광진구는 자양1주택조합에 대한 실태조사 및 시정조치로 문제 해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전 조합장은 “사업이 지연되는 건 조합장이 무능해서라고 말들을 해 사퇴했다”며 “돈 들어간 게 별로 없었고 당시 공개도 다 했다. 저는 원래 그런 거(비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며 제기된 의혹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