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슈] 농산물 주요 품목 경매가보다 시장도매가 더 높아
[국감 이슈] 농산물 주요 품목 경매가보다 시장도매가 더 높아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0.10.23 14: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체 거래량 5%·약 15개 시장도매인 점포 시범 운영 요구
윤재갑 의원, 가락시장 도매인제 조속 추진 재촉구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 도입을 두고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난색을 보이자 윤재갑 의원이 시범 운영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 23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윤재갑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은 농식품부가 도입을 망설이는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에 대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보완해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도매인제는 경매 절차 없이 생산자와 유통인(시장도매인)이 직접 사전 협상을 통해 거래하는 제도다. 시장도매인이 생산자로부터 농산물을 직접 받아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면, 경매 단계를 건너뛰어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농민-유통인 간 출하량 조절로 농산물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윤재갑 의원은 지난 14일 농식품부 감사에서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제안했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면 기준 가격인 경매가가 떨어져 농가 피해를 초래하고, 농가에 가격 노출이 안 돼 출하 농민이 적정 가격을 보장받지 못한다며 답변을 유보해왔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제의 긍정적인 측면은 분명히 존재한다. 우선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돼 판매가가 상승하면 전국 농산물 기준 가격도 올라 농민 수취 가격도 함께 오른다. 농산물 재해보험 보상가격도 높아져 농민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장관은 “시장도매인제가 강서시장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높은 적이 있지만 2019년 전체 통계로 보면 경매제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된다”며 시장도매인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농민들에게 가격 노출이 안 된다는 정부의 우려는 오히려 현행 경매제도의 한계다. 현재 가락시장 전체 거래 중 75%를 차지하는 경매제도는 가격 결정 과정에서 거래 당사자인 농민을 배제해 ‘깜깜이 출하’가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가격 폭락하면 농민이 그 손해를 떠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를 향한다.

반대로 강서시장 시장도매인 거래물량과 판매가격은 서울시 공사와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완료 시점(09시)에 인터넷으로 공개돼 거래 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된다.

윤재갑 의원은 이달부터 서울시와 전라남도가 함께 추진하는 ‘전남형 공영시장도매인’ 제도를 모범 사례로 제시했다. 거래 투명성과 경매제 문제점을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면서 보완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농민과 지자체 등에서 시장도매인제를 필요로 하는 만큼 전체 거래량의 5% 수준으로 약 15개의 시장도매인 점포를 시범 운영하면서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