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청년의 꿈을 열고, 노년의 행복을 담는 농지은행
[전문가칼럼] 청년의 꿈을 열고, 노년의 행복을 담는 농지은행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0.11.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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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정책개발부장

 

이영훈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정책개발부
이영훈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정책개발부장

요즘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시청하고 있는 TV 건강프로그램 중에 오랫동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생로병사의 비밀’이 있다. 생로병사는 인간이 태어나서 자라고 나이들며 때로는 병들고 죽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생애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생애주기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든 조직이나 경영체에도 적용되는 원리로서, 농가도 창업하고 성장해서 전업농으로 발전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기를 겪기도 하고 나이 들어 은퇴하는 생애주기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생애주기 중 인간이 생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 중 하나는 혈액이다.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이 있어야 산소와 영양분을 온몸에 보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농가의 경우에도 경영에 필수요소가 있는데 이는 바로 농지라고 할 수 있다. 농지가 있어야 농사짓고 농업경영체로 등록할 수 있으며, 농가가 성장 발전함에 따라 농지 규모도 늘어나게 되다가, 고령으로 농사지을 힘이 부족하면 농지 규모가 점점 줄어들게 되어 결국 모든 농지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은퇴하게 된다. 

 이처럼 농업경영의 필수요소인 농지를 농가의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에 맞게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이 바로 농지은행이다. 농지은행은 영농이 어려운 고령은퇴농, 상속자, 이농자 등의 농지를 매입, 임차 등으로 제공받아 농지를 필요로 하는 청년농, 귀농인, 전업농 등 수요자에게 매도, 임대 등으로 지원함으로써 여유농지의 생산적 이전 및 효율적 이용으로 농업발전과 농촌경제에 기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농지은행은 농가의 생애주기에 맞게 다양한 사업으로 지원하고 있다. 먼저 농업에 관심이 있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농업에 창업하려고 하거나 도시에서 귀농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농지은행 포털을 통해 농지가격 등 농지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창업단계에서는 비축농지를 공공임대하거나 은퇴농업인 등의 농지를 장기임대하고 있다. 성장단계에서는 전업농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생애 첫 농지구입자금 지원 등 농지 매입과 임대를 계속 지원하고, 위기단계에서는 부채농가의 담보농지를 매입하여 빚을 갚게 하고 그 농지에서 계속 농사짓고 다시 구입할 수 있도록 경영회생을 지원한다. 은퇴단계에서는 농지를 활용해 농사를 짓거나 임대주면서 연금까지 받는 농지연금을 통해 노후생활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그간 농지은행을 통해 전업농가 7만호를 중점 지원하였고 이렇게 지원받은 전업농들은 지역 농작업의 대부분을 담당하면서 마을 이장, 지도자 등으로 지역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리더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30세에 뜻을 세웠다고 하면서 이립(而立)이라 표현했다. 이는 확고한 가치관을 갖고 바로 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로 시행 30년을 맞은 농지은행도 확고한 비전과 방향을 가지고 올바로 서서 농업인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 나아가야할 시기가 되었다. 앞으로 농지은행은 청년의 꿈을 열고, 노년의 행복을 담는 농지은행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생애주기별 농가의 수요에 맞게 기존 정책을 개선하고 농업인의 소득 안정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농가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희망사다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