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식량작물 연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전문가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 식량작물 연구는 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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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0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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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김준환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김준환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재배생리과

우리 농업은 현재 농가의 고령화, 국민의 소비 패턴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들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 지능 등 기술의 발달로 농업 부분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대국 후 가속화되었는데 알파고의 압도적인 승리는 빅데이터(big data)와 인공지능의 놀라운 기술을 우리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농업 부분에서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농업부분에서는 이러한 기대가 스마트 농업의 형태로 나타난다.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 센서를 통해 작물의 스트레스 또는 병해충 피해 등을 측정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해석하여 생육상황을 진단하여 적절한 양의 물과 양분 등을 자동적으로 직접 공급하거나 농업인에게 적절한 조치를 제안하는 것으로 이러한 스마트 농업이 구현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실용화된다면 작물의 재배도 공업부분처럼 상당부분 자동화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고령화된 농촌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대단위 농장의 재배관리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의한 이상기상 문제에도 일정 부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식량작물 연구 분야에서도 앞서 언급된 기술적 활용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 농업은 작물의 생육 측정, 측정 결과에 대한 해석, 해석 결과에 따른 물관리 등의 생육관리 부분의 자동화와 경운, 파종, 이식과 같은 작업 단계의 자동화라는 2개 부분으로 크게 분류 할 수 있다. 생육관리 부분은 작물의 생리와 생태, IoT 기술, 인공지능 등 다양한 학문과 기술이 융합되어야 하는 복합적인 연구 분야이다.

그런데 인공 지능 등 첨단 요소들은 타분야에서 연구와 실용화를 통해 발전하고 있으나 농업 부분에서 가장 기반이 되는 연구인 생육 측정과 이 측정에 대한 해석 부분들에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의 적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생육 조건에서 이미지 또는 센싱 결과를 수집하고 이때의 작물 상태를 함께 진단하여 정량적으로 기록해야만 하는데, 현재는 작물 이미지 또는 센싱 자료 등과 짝을 이루어 기록된 작물의 상태 자료가 지극히 부족하다. 그 이유는 작물의 이미지 관련 측정 센서의 개발이 최근에 이루어진 탓도 있으나, 현장 실용 연구 중심 연구가 주로 이루어져 식량작물의 양분, 수분 스트레스에 대한 기반 연구가 지속되지 않는 탓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초가 되는 연구를 연구소 및 대학에서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지만 이들 만으로는 다양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인위적으로 유발하여 모두 관찰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농업인과 농산업체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여 현장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자료들을 연구소 또는 대학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이 분야는 작물의 생리와 데이터 분석 능력을 겸비한 융복합형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양성에도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들이 사회 전 분야에서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농업 분야의 첨단 자동화와 규모화를 실현하여 고질적인 농가 인력 부족 문제, 재해 발생에 대한 대응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이 지나간 시대의 산업분야가 아닌 새로운 첨단 분야임을 인식시켜 젊고 유능한 신규 농업인들의 유입을 유도함으로써 농산업 전반의 활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