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이상기후 대비 농업용수 예산 확대해야
[기자수첩 米적米적] 이상기후 대비 농업용수 예산 확대해야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1.01.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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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기자

‘통합물관리’. 농업인이라면 지난 한 해 동안 자주 들었던 말일 것이다. 한때 ‘수세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확실하지 않은 소문들이 떠돌면서 농업 현장이 꽤 시끄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농업용수는 농사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 증명됐고, 그래서 올해 ‘물관리기본법 시행’에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새로운 법을 실행하기 전에, 과연 현재 현장에서 농업용수 관리·기반시설 유지 보수는 잘 되고 있는지부터 다시금 점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농업용 저수지는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3411개소, 지자체가 관리하는 1만3829개소 등 총 1만7240개소가 있다. 이 중 84%인 1만4488개소가 50년 이상 된 노후 저수지다. 이에 따라 노후화를 대비하는 유지보수 예산의 중요성도 필수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노후화되는 저수지를 관리·보수하는 데 인력과 예산이 더 많이 필요한 반면, 신규 사업 예산만 증액되고 있다.

올해 예산은 기후변화와 농업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수리시설 개보수와 배수 개선에 본 예산 5381억원보다 683억 증액한 6064억원이 편성됐지만, 노후시설 개보수와 비상 수문 설치 등을 위해서는 추가 예산 확보가 더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신규 사업이 반가운 일이지만, 뒤집어보면 당장 현장에서 쏟아져나오는 민원은 처리하기 힘들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자가 취재차 지방에 내려갔을 때, 농업용수 공급과 관련한 현장의 문제가 계속 지적되고 있었지만, 농어촌공사 관계자도 당장 처리할 수 있는 예산이 없어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생명과도 같은 물을 기다리는 농업인의 간절함을 ‘예산 부족’이라는 이유로 돌려보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올해 농어촌공사는 현장 조직과 기능을 강화하고, 본사 인력 150명을 추가로 현장부서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기회로 현장조직 활성화를 통해 농업인과 한 뼘 더 가까워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또한, 올해는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저수지 제방이 붕괴하는 등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사고는 농민의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