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전업농, 찬반 팽팽 '영농형 태양광발전' 현장 견학
쌀전업농, 찬반 팽팽 '영농형 태양광발전' 현장 견학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03.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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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문병완 조합장 시범사업 논 둘러봐
2021년 제2차 이사회 개최...충분한 검토 거치기로
축사, 비닐하우스처럼 '농업시설' 인정 제도보완 제안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영농형 태양광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중인 가운데, 영농형 태양광이 농가소득에 보탬이 되게 하려면 우선 영농형 태양광을 축사나 비닐하우스처럼 농업시설로 인정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이은만)는 지난 10일 전남 보성군 보성읍에서 옥암리 일대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의 논에 조성된 영농형 태양광발전소 현장 견학을 겸한 2021년도 제2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이은만)는 지난 10일 전남 보성군 보성읍에서 옥암리 일대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의 논에 조성된 영농형 태양광발전소 현장 견학을 겸한 2021년도 제2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문병완 조합장(우측)이 연합회 임원들에게 시범사업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이은만) 지난 10일 ‘2021년 제2차 이사회’를 겸한 영농형 태양광 현장견학 행사를 전남 보성에서 개최했다.

이날 이은만 중앙회장을 비롯한 양동산 수석부회장, 조희성 정책부회장, 서승범 사업부회장, 방영진 홍보부회장, 고두종 감사, 진의장 감사 등 중앙회 임원들과 이종수 충남도연합회장, 조태웅 경남도연합회장, 서규석 전북도연합회장, 박광은 전남도연합회장, 정문택 순천군연합회장, 구호성 화천군연합회장 등 도연합회 임원들 50여명은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농협 RPC운영전국협의회장)의 논 보성군 보성읍 옥암리 613-2 일원에 조성한 영농형 태양광발전소를 둘러봤다.

문 조합장은 지난 2018년 발전소 조성을 시작해 2019년 6월 624개의 태양광 모듈 설치를 완료하고 8월 2일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발전소는 총부지 2867㎡(869평)에 설치면적 2145㎡(650평), 설비용량 99kW 규모로 조성됐다. 여기에 투입된 사업비는 정책자금(77%, 1억5000만원)과 자부담(43%, 4600만원)을 합쳐 총 1억9600만원.

2019~2020년 시범운전 결과 영농형 태양광에서 얻은 수익은 발전 순수익 1276만8000원에 벼 수익 106만8000원을 합쳐 총 1383만6000원이다.

영농형 태양광은 기존 농촌형 태양광과 달리 시멘트 구조물 없이 파이프 기둥을 설치해 태양광 모듈 밑에서 벼농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영농수익과 발전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벼 수확량의 20% 감소로 최근 공급과잉으로 인한 쌀 수급 및 쌀값지지에 효과적인 농가소득 창출원으로 제시된다.

문병완 조합장은 “영농형 태양광은 영농활동과 발전이 동시에 가능해 도시자본 투입으로 지역주민 갈등을 야기하는 농촌 태양광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농지를 보전하며 논이 갖는 공익적 기능을 그대로 수행하는 최적의 농가소득 창출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은만 중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은만 중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농지에는 농업만…찬반 의견 뚜렷

영농형 태양광발전소가 정착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절대농지에 태양광 조성 여부가 쟁점이다. 지난 1월부터 ‘절대농지(농업진흥구역)’에 영농형 태양광 시설이 가능하도록 하는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의원 2명의 발의로 논의되고 있다. 김승남 의원은 농업진흥구역 농지에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가능하게 하고 일시사용허가 기간도 20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농업진흥구역은 농지의 경지정리가 잘 되어 있고 관개수로, 저수 설비 등이 잘 갖춰져 있는 집적화된 구역으로 이곳에 태양광설비 설치가 가능해지면 발전소 설치를 위한 개발행위를 생략해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김정호 의원은 거주자가 직접 농사짓는 자경농지에 한해 영농형 태양광을 허용케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애초에 농업인에게만 발전소 설치를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발전수익이 도시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법안이다.

그러나 장점 외에 농민들은 20년 가동 기간 중 추가 투자비용이 들 가능성과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사용 기간이 지난 후 폐기물 처리도 고민거리다. 무엇보다 현행법상에선 발전수익이 농업 외 활동으로 올리는 급여, 일당, 연금처럼 농외소득에 포함돼 연간 종합소득이 3700만원이 넘으면 공익직불금을 못 받게 된다. 따라서 이날 현장에선 다른 농업진흥구역에 짓는 축사나 하우스처럼 태양광도 농업시설로 인정해야 보급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다수의 농민단체들은 절대농지에 영농형 태양광 설치를 반대한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농 관계자는 “영농형 태양광은 결과적으로 농지 태양광이며 식량주권과 함께 지켜온 절대농지를 훼손하려는 시도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이은만)는 지난 10일 전남 보성군 보성읍 보성농협 대회의실에서 2021년 제2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회장 이은만)는 지난 10일 전남 보성군 보성읍 보성농협 대회의실에서 2021년 제2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사회서 영농형 태양광 논의

태양광발전소 견학 후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2021년 제2차 이사회가 개최됐다. 주요 안건으로는 제1호 의안으로 ▲영농형 태양광에 대해 논의했으며 2호 의안으로 ▲제23차 정기대의원총회 서면결의 결과에 대해 논의했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태양광에 대해 “찬반 의견이 대립 중인 사안이라 하라마라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며 “현재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잘 살펴보고 해결방안이 확실해졌을 때 중소농 중심의 농가소득 증대 방안으로 논의할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회에선 쌀의무자조금 조성과 4050 전업농 지원강화 방안, 국가물관리위원회 농민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제23차 정기대의원총회를 서면개최한 결과 상정안건이 모두 의결됐다고 보고했다.

한편 이은만 회장은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신임회장으로 추대돼 오는 17일 정기총회에서 정식 취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