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순 칼럼] 급변하는 ‘코로나 19’ 후 농식품 소비 트렌드
[이종순 칼럼] 급변하는 ‘코로나 19’ 후 농식품 소비 트렌드
  • 이종순 논설실장·언론학박사 js@newsfarm.co.kr
  • 승인 2021.03.2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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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발생은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 지구촌의 경제·사회 대부분이 교활한 바이러스의 영향권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해 왔던 제도 등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해주지 못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 전(Before Corona. BC)과 코로나 후(After Corona. AC)로 나눠진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마스크를 벗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더라도 과거와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 규범이 필요하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가운데 농식품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트렌드 변화가 농식품 소비에 그만큼 영향을 주고, 여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농식품의 소비를 창출해 나갈 수 있어서다.

코로나 19 후 농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 가운데 주목할 부문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측면에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분석된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언텍트(Untact·비대면) 마케팅 확산과 온라인 구매 증가, 홈코노미(Home과 Economy의 합성어)와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확산 등을 들 수 있다. 농식품 온라인 구매는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식품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9년 16조9629억원에서 2020년은 25조9743억원으로 급증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가정내 소비와 국산 농산물의 소비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소비자 패널 조사 결과, 농식품을 구입해 직접 조리해 먹는 가정이 83%에 달했고, 코로나 19 후 가정내 식사 횟수가 증가했다는 응답이 61.7%로 나타났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에서도 알 수 있다.

특히 국산 농산물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우리 농식품 소비 확대에 기회요인이다. 농진청의 조사 결과, 국산 농산물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이 33.5%로 낮아졌다는 응답(4.6%)의 7배 이상에 달했다.

코로나 19 후 품목별 소비 증감 차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손질이 번거롭거나 요리법을 모르는 품목은 가정용으로 소비 전환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또 저장기간이 긴 농산물의 구매 의향이 높았다. 면역력 강화와 건강기능식품의 소비도 늘었다.

주식인 쌀 소비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가정소비와 쌀 간편식 가공품 소비는 증가했지만, 외식이 줄면서 음식점의 쌀 구매량은 줄었다. 농경연의 2020년 12월 소비자 패널 조사 결과, 2019년에 비해 쌀 구입량이 늘었다는 응답이 50.9%에 달했다.

또 2020년 1∼10월까지의 즉석밥 등 쌀 간편식 가공식품 판매액은 전년 동기보다 4.3% 증가했다. 반면 음식점의 2020년 1∼9월 월평균 쌀 구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 하지만 쌀 소비량 감소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양곡 소비량 조사결과, 2020년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57.7㎏으로 2019년에 비해 2.5%가 줄었다.

이같은 코로나 19후 농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면밀한 시장분석과 변화에 부응하는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 요리 레시피 등을 미디어와 연계해 홍보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면역정보 등 다양한 기능 정보 제공으로 수요를 촉진해 나가야 한다.

친환경 농산물은 유통채널 다양화가 필요하다. 가공용과 외식용 수요에 대응하는 생산 체계는 물론 온라인 유통기반 활성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이때 경제성·접근성·정보의 유용성을 높여야 한다. 소비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시각화하고, 외관·맛·친근감·편의성 등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좋은 상품을 갖고도 판로가 부족한 농민들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예산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농민 스스로도 디지털 마인드로 전환이 중요하다. 특히 쌀은 수요에 기반한 품종개발 등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만드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