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농업, 잘 사는 농업인 목표'로 역량 집중”
“'편리한 농업, 잘 사는 농업인 목표'로 역량 집중”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04.1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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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은 박서홍 농협 전남지역본부장
이성희 회장, 정약용 선생에서 농촌 해법 찾아
업무 디지털화, 유통혁신, 농가소득 향상 실천

전남 대표 쌀 품종 ‘새청무’ 각인

과실공동브랜드 ‘상큼애’100억 돌파

임직원 노력으로 얻은 지난해 큰 성과 꼽아

 

20kg 10만원 가정해도 한 공기 500원

라면, 자판기커피와 비교해도 쌀값 비싸지 않아

지속적 쌀 가격 지지로 돈 되는 농업 만들 것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박서홍 농협 전남지역본부장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농촌 현장의 어려움을 들며 걱정과 염려, 또 책임감이 든다고 답했다.

지역 농협본부장으로서는 100일이지만 '농협맨'으로 농업인과 살을 부대끼고 전국의 농촌현장을 누빈 그다. 가슴 속에, 또 머리 속에 늘상 농업농촌이 존재할 수밖에.

전남농협은 지난해 큰 성과로 전남 대표 쌀 품종으로 '새청무'를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일을 꼽았다. 전남쌀 공동브랜드인 풍광수토를 전국 방방곡곡에 알린 일도 큰 성과다.

박서홍 본부장은 전남농협 전 임직원의 열정 외에 지자체, 유관기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 농업도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기관의 열정과 노력으로만 발전할 수 없다"며 전 국민이 농업의 소중함을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남농협본부장으로서 농업농촌, 농업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과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모습에서 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성희 중앙회장님은 취임식을 농촌 봉사활동으로 대신하시며 농업인과 간담회를 개최하셨고 다산 정약용 선생은 정조임금에게 농업의 진흥을 위한 방법으로 농사를 편리하게 짓도록 하고 소득을 보장해주며 농업인을 사람대접해 줘야 한다고 제시했다"며 "전남농협도 편리한 농업, 잘 사는 농업인을 목표로 올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홍 농협 전남지역본부장.
박서홍 농협 전남지역본부장.

 

-취임 100일을 맞은 소감.

지난해 12월 지역본부장으로 발령을 받고 올해 1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제 농협 생활 중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지나간 적이 있었나 할 정도로 정말 바쁘게 보낸 것 같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의 겨울철 대유행으로 소상공인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분담하고 계신다. 우리 농업과 농촌 현장도 농산물 소비 감소,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 등 자연재해와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 확산으로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말 마음이 아프다. 전남농협 본부장으로서 우리 농업인 여러분들의 피해가 더 커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과 염려, 그리고 막중함 책임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전남농협이 한일.

전남농협은 작년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농업인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활동을 찾아 혼연일체 된 자세로 최선을 다해왔다.

먼저, 화훼농가와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를 돕기 위한 다양한 소비촉진운동을 전개하고, 인력이 부족한 농촌에 연인원 1만4000명이 일손 돕기를 펼치는 한편, 사회적으로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노후화된 집을 고쳐드리고 김치와 밑반찬 나눔 활동도 연중 진행했다.

그리고 전남의 대표 쌀 품종으로 새청무를 성공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분들의 마음속에 각인시켰고, 전남쌀 공동브랜드인 풍광수토는 전국 방방곡곡으로 뻗어나갔다.

전남과실공동브랜드인 상큼애는 무화과 단일품목으로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고, 미래 먹거리로 아열대작물을 육성하고자 생산자 조직에 힘쓰고 아열대 브랜드인 ‘오매향’을 소비자분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런 성과는 전남농협 전 임직원의 열정과 노력, 무엇보다 전라남도와 전라남도교육청을 비롯한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올해 전남농협의 목표는.

지난 12월 4일 본부장으로 발령받은 후 농업과 농촌, 농업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정말 많은 고민 끝에 시대를 초월한 두 분의 말씀에서 그 답을 찾았다.

먼저, 작년 2월 농협중앙회장으로 취임하신 이성희 회장님은 취임 첫날 농촌현장에서 봉사활동과 함께 농업인들과 간담회를 진행 하시며, 농가소득안정과 복지향상,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디지털농협 구현으로 100년 후에도 지속가능한 농협을 만들겠다고 말씀하셨다.

한편, 18세기 후반 농업을 중심으로 사회개혁을 꿈꿨던 다산 정약용 선생은 농업의 진흥방법을 묻는 정조 임금에게 농사를 편리하도록 하고, 소득이 되도록 해야 하며, 농사짓는 사람을 대접해 주어야 한다는 세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이성희 회장님과 정약용 선생의 공통된 생각에 근간해 전남농협은 올 한해 편리한 농업, 잘 사는 농업인을 위한 활동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겠다.

-‘편리한 농업, 잘사는 농업인’의 구체적 실천계획은.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먼저, 모든 일처리에서 농협의 전 임직원들이 디지털이라는 옷을 입고 자유자재로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농업인들이 편리하게 농사짓고, 금융과 유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용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음으로는 농축산물 유통단계마다 불필요한 것은 제거하고 꼭 필요한 것은 채우는 농축산물 유통혁신에 매진하겠다. 지금까지 우리 농협은 농산물 생산부터 도매, 가공, 소비지 판매까지 모든 유통단계마다 필요한 역할을 해 왔다. 앞으로는 유통단계마다 농업인과 소비자를 더욱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더욱 고민하고 창조적으로 생각해 농협이 진정한 농축산물 유통허브가 되는 데 최선을 다해 가겠다.

마지막으로는 농업인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편안하게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판매해 드리고,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영농기술 보급에 앞장서며 일손이 부족한 곳은 먼저 찾아가겠다.

영농형태양광단지와 같은 농외소득원의 지속적인 발굴과 전라남도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업인월급제 참여 확대, 시범실시중인 농업인 퇴직금제도의 만족도를 꾸준히 살피고, 중소농업인들과 소비자 모두에게 큰 도움을 드리고 있는 로컬푸드직매장도 지속 확대해 농업인들이 안정적인 소득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쌀값의 적정선은 얼마라고 보나.

2002년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룬 거스히딩크 감독의 '나는 아직 배고프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의하면 쌀 20kg 한 포대의 소매가격은 6만255원으로 밥 한 공기 가격으로 환산하면 309원이다. 라면 1봉지 가격은 700원, 자판기커피 1잔 가격인 400원과 비교하면 현재 쌀 가격은 결코 비싸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쌀 20kg 한 포대 값이 10만원이라고 해도 밥 한 공기에 515원으로 타 식품가격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농업농촌은 도농간 소득격차 증가와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47.2%에서 2019년 24.9%로 떨어지고 있고, 농가인구 감소 추세, 고령화, 국민1인당 연간 쌀 소비량 감소 등 농업여건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톨의 쌀을 얻기 위해 뜨거운 뙤약볕에서 흘린 농부들의 땀방울을 생각한다면 쌀 가격의 적정선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된다.

전남농협은 드론직파재배, 자율주행 이앙기 보급 확대 등 디지털 농업 확산으로 생산비를 감축하고 지속적인 쌀가격 지지로 돈 되는 농업 확산을 통한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

국민의 마음속에 우리 농업과 농촌을 깊이 새겨주시고 우리 농축산물을 애용해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농업과 농촌, 농업인은 지난 수십 년간 국민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왔지만, 경제성장 과정에서 과실과 혜택은 골고루 누리지 못했다.

그 결과, 현재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 소득에 비해 61.8 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며, 의료·교육·문화서비스도 도시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 젊은 사람과 아이들이 없어 전국 농촌 대부분의 지역이 소멸위험에 처해 있기도 하다.

농업과 농촌은 한번 붕괴되면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먹거리 생산기반인 농경지가 없어지고 농민들이 떠나게 되면 우리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전진기지이자 최후 보루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난 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때, 곡물수출국이 자국민에 우선 공급하고자 농산물 수출을 중단한 결정을 직접 본 경험 덕분인지, 다행스럽게도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조사결과를 접했다. 또한, 외식을 줄이고 집밥을 먹는 횟수가 증가해 국산 농산물에 대한 구매를 늘리고 소비의향도 다시 높아졌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렸다.

농업과 농촌을 지키는 힘은 우리 농축산물을 애용하는 것에서 나온다. 국민 여러분께서 국산 농산물 소비로 농업인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리겠다. 전남농협도 전라남도 및 유관기관, 단체와 함께 전남 농업인을 위해 농산물 생산부터 유통, 가공,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조화롭게 협조해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공급하고 나아가 농업인들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