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보람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 쌀 수급안정·소비촉진…“고품질 쌀 생산 확대가 관건”
[인터뷰-김보람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 쌀 수급안정·소비촉진…“고품질 쌀 생산 확대가 관건”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1.04.2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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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품질 쌀 생산·유통단지 20개소 운영
고품질 쌀 생산 우수 쌀전업농 선발대회 개최
콩 수매비축 시 논콩 전량 매입 예정
쌀가공식품 성장세 맞춰 안정적 원료공급 추진
저탄소 쌀 인증 부여 농촌 탄소중립 실현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쌀 산업은 우리 농업을 대표하는 산업입니다. 국내 전체 농가의 절반 이상은 쌀 산업에 종사하고 있고, 국내의 총 양곡 생산량의 88%를 쌀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간단한 통계치만 보더라도 ‘쌀’이 주는 가치는 상당하고, 최근 들어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에 몸담게 된 김보람 과장은 국내 쌀 산업의 가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경지면적의 47.9%를 차지할 만큼 쌀 산업은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남다르다는 것. 그는 최근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자연재해가 늘고 있어 이에 대비해 쌀 생산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보람 농식품부 식량산업과장을 만나 국내 쌀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식량산업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보람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

- ‘쌀 소비촉진’에 많은 쌀 생산농가가 주목하고 있다.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고, 지난해는 60㎏대마저 무너졌다. 상황이 이러자 생산자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령 지난해에는 초등학생, 대학생 등 사업대상별 맞춤형 사업 추진으로 쌀 중심의 식습관 형성에 기여하기 위한 사업을 펼쳤다. 대학생들에게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지난해 기준 14개교에 운영했고, 총 12만명이 혜택을 받았다. 이는 20대의 아침 식사 결식률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올해도 계속 진행될 예정으로, 포장 식사나 학교와 연계한 주위 식당을 이용한 제공 등을 추가로 진행해 사업이 더 확장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민의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온라인·방송·신문 등 매체를 활용한 쌀 소비촉진 홍보 또한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유명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와 연계한 쌀 관련 영상을 제작해 송출한 바 있다.

또한, 쌀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쌀가공식품 소비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가공밥, 즉석밥 등 새로운 쌀가공식품 소비도 지속해서 늘고 있다. 이에 쌀가공식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쌀가공식품 소비·마케팅을 지원하고, 신제품 개발과 전문인력 육성 등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 최근 ‘고품질 쌀’ 생산에 관심이 많다. 정부에는 어떤 정책이 마련돼 있나.

쌀 수급을 안정시키고, 밥맛 등 품질을 높여 쌀 소비 확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수확 품종 이용을 줄이고, 고품질 품종을 재배해 고품질 쌀 생산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

이에 정부에서는 고품질 쌀 품종 이용 확대를 위해 2016년부터 정부 보급종에 포함된 다수확 품종을 대체품종으로 점차 전환하고 있다. 예컨대 신동진을 포함한 다수확 품종은 매년 공급 물량을 점차 줄이고 있고, 내년에는 벼의 경우 삼광, 영호진미 등 고품질 품종 위주로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는 20개소 규모로 ‘고품질 쌀 생산·유통 거점단지 지원사업’을 실시해 고품질 품종을 지역전략 품종으로 보급·육성하고, 생산단지의 농업인에게 교육과 기술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토양개량제(규산질) 비료와 친환경농가 유기질비료도 지원해 고품질 쌀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올해 역시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와 공동으로 ‘전국 고품질쌀생산 우수 쌀전업농 선발대회’를 개최해 우수 쌀 농가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농가의 노력을 정부 차원에서 독려해 나갈 계획이다.

- 쌀 이외에 식량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계획이 있다면.

콩 생산단지를 중심으로 생산기반을 지속해서 유지·확대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올해 사업예산 412억원을 투입해 콩을 포함한 두류 생산단지에 대해 역량·기술 교육, 시설·장비를 꾸준히 지원해 나가는 한편, 콩 수매비축제도를 개선해 운영 중이다. 올해 콩 수매 계획량은 6만톤이고, 논콩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비축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가 희망하는 경우, 논콩에 대해서는 전량 매입할 방침이다. 

또한,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계약재배 자금을 지원하는 ‘두류 계약재배사업’을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해 추진한다. 콩·팥·녹두 등 주요 두류 품목 재배농가와 가공업체(실수요자), 농협 등을 연결해 계약재배를 진행하고, 이때 드는 자금을 무이자로 융자 지원한다. 생산농가는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고, 실수요 업체는 물량 확보에 대한 비용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외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2018년 시작해 지난해 마무리된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에 참여했던 농가를 위해 보조금, 시설·장비 등을 지원하는 자체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가령 전남도의 경우 벼 대신 두류나 일반작물을 재배하면 ㏊당 25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 쌀 산업 중 하나인 쌀가공식품 산업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쌀가공식품의 수출액은 전년보다 27%나 증가해 역대 최고치인 1억3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우리 쌀가공식품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예컨대 해외 상설 도매전시센터와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활용한 기업 간 거래 유치를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쌀가공산업의 활성화와 쌀 수요 확대를 위해 ‘제2차 쌀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2019~2023)’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또 정부양곡 가공용 쌀 공급, 정부관리양곡 통합정보시스템 확대 구축, 가공용 쌀 재배단지 관리 체계화 등 안정적인 원료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쌀가공식품의 원료(가공용 쌀) 수급에 관한 문제는 매년 이어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 가공업체 수요 물량과 정부 재고 여건 등을 고려해 정부 가공용 쌀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정부 공급 쌀의 품위 규격을 향상하고, 품질관리 센터도 운영해 가공용 쌀의 품질 또한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 올해 ’탄소중립‘과 관련된 사업도 추진한다고.

최근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나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해 많은 농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최장 기간의 장마는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다가왔고, 결국 쌀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2050 탄소중립 실현’이 떠오르고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에 발맞춰 쌀 산업 분야에서도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과에서는 올해 전국 9개 지역에 ‘저탄소 쌀 시범단지’를 지정해 온실가스 감축 농법을 적용하고, 현장 적용 가능성을 점검해볼 계획이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된 쌀 중 일부는 저탄소 인증을 부여해 판매할 예정이다. ‘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저탄소 인증을 받은 쌀 또한 점차 관심을 끌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벼 재배 시 물속에서 유기물이 혐기 분해되면서 메탄이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우리나라 전체 농업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에 간단관개(중간낙수) 기간을 2주 이상 늘리거나, 논물 수위를 2~3㎝ 얕게 걸러대기를 실천하면 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쌀전업농에서도 이 같은 논물 관리 실천을 통한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끝으로 전국 쌀전업농 회원들에게 한 말씀.

지난해는 긴 장마와 태풍 및 병해충 발생 등으로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국내 쌀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전국의 쌀전업농 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쌀전업농 회원분들이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덕에 20년 전 수준까지 떨어졌던 쌀값이 지난해 수확기에 80㎏ 한 가마당 21만6484원까지 올라갔고, 2017년과 비교했을 때도 약 41.3%까지 인상됐다.

쌀전업농이 쌀 생산의 선도 농가로서 고품질 쌀 생산과 수급 안정 등의 목표 달성에 지금처럼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 정부도 쌀 산업 경쟁력 제고와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