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수입 지속…소비자 불안 ‘여전’
계란 수입 지속…소비자 불안 ‘여전’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1.05.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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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조리용 계란 원산지 표시 없어

(한국농업신문= 기자)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수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음식점에서 유통되는 조리용 계란에는 원산지가 표시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여전히 불안감을 주고 있다.

지난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입물량의 경우 신선란(8790만개), 가공용(5117만개) 등 총 1억3907만개를 시중에 공급했다. 올해 들여온 계란은 미국·태국·스페인·뉴질랜드산이 대다수를 차지했는데, 그 중에서는 미국과 태국산의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수입 계란 공급을 지속하는

한편, 국내산 계란 할인쿠폰 지원사업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수입용 계란이 가공용이나 조리용으로 사용되는 경우 원산지 표시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조리된 계란의 원산지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농수산물 가공품의 경우 계란이 들어간 비율이 3순위 이하면 원산지 표시 의무가 없어 사실상 수입 계란 원산지를 알 방법이 없다.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 최모씨는 “아이들이 있어 아무래도 음식 재료도 신경쓰는 편인데, 마트에 가면 계란 포장재나 껍데기를 보고 확인할 수 있지만 음식점에서는 계란이 어떤 계란인지 알 수가 없다”며 “계란 수입이 예전보다 늘어났고,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음식점에서도 계란 원산지 표시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통기한 문제도 남아있다. 이번에 들여온 태국산 계란은 배편으로 수입이 되면서 유통에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 예상됐고, 결국 기존 계란의 유통기한인 45일보다 늘어난 60일로 허가를 받았다. 이에 국내 계란 업계는 지나친 안전성 완화라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양계협회는 성명을 통해 “국내산 계란에 대해서는 산란일자 표기, 세척계란 10℃ 이하 유통, 연 2회 이상 안전성 검사 등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하면서 수입계란의 안전성 관리는 통 크게 완화하는 이유를 묻고 싶다”며 “계란을 포함한 축산물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수출국의 생산기반, 안전성 및 위생 관련 내용 등이 명확히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내용에 대해서 우리는 확인할 방법이 전혀 없다. 따라서 정부가 제시하는 기준대로 엄격한 품질의 계란을 생산하는 농가의 억울함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는 수급조절에만 관심 있고 농민을 위한 정책에는 대응하지 않는다”며 “이것이야말로 농민과 산업을 생각하지 않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