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촌현장 ‘우먼파워’ 정혜란 부안농기센터 팀장
[인터뷰] 농촌현장 ‘우먼파워’ 정혜란 부안농기센터 팀장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06.2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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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군농업기술센터 친환경기술팀 정혜란 팀장
수년간 어려웠던 쌀농가…올해는 조용해 마음 놓여
미곡농업중심지, 농기계 임대 잘 되는 게 큰 장점

“농사는 타이밍, 항상 제값받는 환경 조성되길”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도 전북을 이야기할 때 이 지역을 대표하는 부안을 빼놓을 수 없다. 서해에 인접한 부안은 계화도 간척지가 조성된 전북 미곡농업의 중심지다.

“요새 쌀값이 상향세라 저도 마음이 놓여요.”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된 지난 5월 만난 부안군농업기술센터의 정혜란 친환경기술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주 재배품목이 쌀이다보니 쌀농가의 희비가 농기센터를 웃게도, 울게도 만든다고 한다.

직접 농사를 지은 적은 없지만 어릴 적 할머니를 따라 논두렁밭두렁을 달리던 기억이 생생하다. 할머니와 함께 들일을 나간 어머니 옆에서 놀다가 논에 들어갔다가 다리에 붙은 거머리를 보고 기겁해 뛰쳐나오곤 했던 정 팀장은, 이제 농업기술센터에서만 30여년 몸담으며 농민과 함께 농업발전의 역사를 일군 주역이 됐다. 농도 전북의 핵심인 부안에서 ‘우먼파워’가 뭔지 하루하루 증명해내는 정 팀장을 만났다.

-쌀값이 좋아 마음이 놓인다고.

쌀은 4년 전까지만 해도 많이 어려웠지 않나. 쌀값이 비교적 높고 조금씩 오르니 농업인들의 얼굴도 편안해 보이고 덩달아 농기센터 직원들도 한시름 놓았다. 힘들여 농사를 지었는데 제값을 못받으면 농가들이 말씀을 많이 하신다. 그런데 올해는 조용하다.(웃음)

농사는 ‘타이밍’인 것 같다. 어제 애호박농가를 갔더니 20개 한 박스에 5~6000원하던 것이 2만4000원에 나갔다고 좋아하시더라. 지난주엔 농협에 직접 유통하시는 농가가 대파값이 올라 몇 년만에 로또를 맞았다고 했다. 그런데 매번 좋지는 않으니까 농사는 타이밍이다. 수박, 감자도, 양파도 마찬가지고, 몇 년에 한번이라도 단가가 잘 맞으면 농가들이 괜찮은데 이런저런 여건들이 안 되니까 그때마다 씁쓸하다.

-미곡농업중심지로써 특별한 장점이 있나.

농기계 임대사업이 잘 되고 있다. 예전에 어떻게 저 많고 복잡한 일을 손으로 다 했을까, 부모님들은 어떻게 몸으로 부대끼며 풀을 뽑고 약을 치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계의 힘에 놀란다. 농기계임대사업소가 부안에 세 군데 있다. 약간의 사용료를 부담하면 원하는 기계를 얼마든지 갖다 쓸 수 있다. 영세농 중심으로 농가경영비 절감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정부의 푸드플랜 정책에 따라 부안도 6월부터 로컬푸드를 본격 가동한다. 농가는 유통단계가 줄어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바로 먹을 수 있으니 잘 발전시켰으면 한다. 또 부안에 우리밀단지가 잘 구성돼 있다. 부안 로컬푸드에 우리밀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코너가 생긴다. 로컬푸드에서 우리밀빵 판매는 부안이 최초일 것이다. 우리밀의 생산과 판매가 순환되는 사례를 만들면 농가소득 증대 모델로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와 확산될 것이다.

-쌀소비량을 늘릴 좋은 생각이 있다면.

우리집만 해도 아이들은 빵을 좋아하고 떡은 남편과 저밖에 안 먹는다. 요즘엔 쌀을 이용한 빵 만들기 연구도 진전돼서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 잘 완성하면 될 것 같다. 부안군에 떡카페가 한 곳 있다. 퓨전떡이라고, 교육과정도 저희가 운영했다. 전형적인 떡에 퓨전을 가미해 보기도 좋고 접근하기 쉬워 젊은이들이 떡과 친숙해지는 계기가 돼 줄 것이다.

쌀전업농 하면 무슨 생각이 드나.

부안 하면 떠오르는 게 쌀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작목이고 차지하는 면적도 많고, 보리농사는 안 지어도 누구나 기본적으로 쌀농사는 다 짓지 않나. 부안쌀 공동브랜드 ‘천년의솜씨’는 신동진쌀이라 전국에서 알아주신다. 2013~2018년까지 5년 연속 국가브랜드대상을 수상해 명품쌀임을 입증했다.

이런 쌀을 만드는 쌀전업농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기술자’ 같다. 아울러 국민의 생명창고를 지키는 파수꾼임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부안 농업의 명맥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농도로써 기틀을 닦은 쌀전업농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