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에 이어 CPTPP 가입 검토, 농업 포기 수순
RCEP에 이어 CPTPP 가입 검토, 농업 포기 수순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1.07.1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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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지위 포기하고 선진국 인정받아

(한국농업신문= 연승우 기자) 지난 5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비 제도 개선 방안(국영기업·위생검역분야)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업계에서는 RCEP에 이어 잇따른 개방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CPTPP는 올해 신년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후 6개월여 만에 관련 내용이 본격적으로 다뤄지며, 사실상 가입을 전제로 사전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아니냐는 분위기다.

문재인정부는 2019년 WTO 농업분야 개발도상국지위 포기 선언에 이어 지난해 11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까지 이어지면서 농업개방을 추진해왔다. RCEP 서명 이후 CPTPP도 가입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여기에 지난 6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 그룹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하면서 농업분야 개방이 더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CPTPP 가입을 하게되면 현재 11개 회원국 중 10개국과 이미 FTA를 체결한 데다 후발주자인 만큼 가입 시 농축산물 추가 개방 등 보다 높은 수준의 대가를 지불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SPS(동식물위생검역), 수출보조금, 국영기업 등과 관련해 이미 체결된 FTA보다 강화된 규범을 적용하고 있어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그 어느 때 보다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식물위생검역과 관련해 수입 허용 여부 평가 단위를 국가·지역에서 개별농장 단위로 축소하고, 수출국의 위생검역조치를 수입국 조치와 동등하게 인정하고 있는 만큼 비관세조치 완화로 인한 신규 품목의 수입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RCEP 가입 과정에서 동남아시아 열대과일을 추가로 개방해 농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CPTPP에 가입하게 되면 과실 수입이 늘어나게 돼 과수산업이 붕괴될 것이고 협상 과정에서 민간품목에 대한 개방 압력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피해 품목과 그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가입을 반대했다.

또한 한농연은 “정부는 지금도 농업계에 별다른 설명과 이해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가입 의사를 철회하고 250만 농업인에 양해를 구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