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의무자조금 설치해야 할까요?
[전문가칼럼] 의무자조금 설치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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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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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철 자조금통합지원센터장

의무자조금은 가뜩이나 어려운 농업인들에게 돈을 뜯어 내려는 것이 아니냐, 황당하다, 개인정보 유출이다, 내게 해준 것이 무엇이 있느냐, 내게 보조금을 더 주는 것도 아니다 등 여러 가지 민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무자조금이 많은 품목에서 계속 이슈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김응철 자조금통합지원센터장.
김응철 자조금통합지원센터장.

우선 한국에서 팔리고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농산물에 대하여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해당 품목을 수출하는 나라에서는 연구와 판매촉진 등을 위한 예산지원뿐만이 아니라 의무자조금단체를 통해 품질관리와 생산 및 유통 체계화 등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그러한 지원을 받고 있는 해외의 의무자조금단체와 통합마케팅조직에 개별단위 소규모 경영체로 맞설 수 있을까? 

적어도 30년에서 100년에 이르는 연구기간과 막대한 투자규모, 오랜 기간 쌓여 온 연구성과, 그리고 전략적으로 키워진 전문인력, 체계적으로 정비되어 있는 생산 및 유통조직에 우리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이 남의 일인 것처럼 불구만 하듯이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까?

수출물류비와 같이 국제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보조금을 폐지하거나 감축해야 한다는 것도 자생력이 부족한 우리 농업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23년까지는 수출물류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하나 그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는 자조금단체에 제도적인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농업선진국과 같이, 보조금 위주의 지원구조에서 벗어나 제도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법에 따른 의무자조금단체와 그러한 의무자조금단체가 지정하고 관리하는 통합마케팅조직이 제도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경작자들을 위한 수급사업 등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생존의 기로에서 찬 밥과 더운 밥을 가릴 여유가 없다. 세계적인 성과를 창출한 뉴질랜드 키위도 반석에 오르기까지 40년이 소요되었다. 제 역할을 하든, 하지 못하든, 우선을 의무자조금단체를 만들어야 한다, 제 역할을 하려면 10년이 걸릴지, 100년이 걸릴지 모른다. 그래도 생산과 유통을 체계화하고 경작자의 소득을 안정적으로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나의 이익이 아니라 국익이 우선이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우리가 같이 살아야 한다, 나부터 의무거출금을 납부하고 생산·유통 자율조절 조치에 따르겠다, 공동행동을 통해 협동의 경쟁력을 만들어내자고 나서는 품목은 어떠한 위기에도 살아남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품목은 살아남을 것이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