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방출 효과 봤지만…쌀값 더 낮아질 전망
신곡 방출 효과 봤지만…쌀값 더 낮아질 전망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08.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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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추가공매, 심상찮은 조생종 가격 안정화 수순
양곡 도매상들 호가 40kg 한포대 9만원까지 치솟아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정부가 지난 6월 실시한 정부양곡의 공매 효과가 시중에서 나타나고 있다. 수확기(10~12월)를 앞두고 쌀값 인상 속도를 늦추기 위한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쌀을 구매하기 위해 계산대에 서 있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고객이 쌀을 구매하기 위해 계산대에 서 있다.

3일 산지 쌀 유통의 구심체인 미곡종합처리장(RPC) 업계에 따르면 40kg 벼 한 포대 출고가격이 공매 이전보다 500원~1500원가량 하락했다. 공매 이전 7만5000원을 웃돌던 것에서 한풀 꺾였다.

앞서 지난 6월 24~2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국 임도정 및 RPC 등 도정업체를 대상으로 2020년산 신곡 5만톤과 2019년산 구곡 3만톤에 대한 공매를 실시했었다. 신곡 수요를 고려해 경쟁이 과열될 것을 우려한 정부는 각 업체가 가진 재고물량과 재고소진 기간을 기준으로 입찰 순위를 나눴으며 6월 28일부터 7월 16일까지 각 업체에 낙찰물량을 인도했다.

공매물량이 전량 낙찰된 신곡 5만톤은 399개 업체가 7만4682톤을 응찰해 1.4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역별로 충남이 가장 경쟁률이 치열했으며 경북은 상대적으로 가장 낮았다. 평균 낙찰가격은 7만2649원(40kg)으로 259개 업체가 가져갔다. 전북 신동진벼 등 원래 고가인 품종은 7만8560원으로 최고가를 형성했으며 최저가는 6만8300원이었다. 하지만 모두 예정가격(6만8010원)보다 높은 수준으로 신곡 확보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음을 반영했다.

2019년산 구곡 3만톤은 301개 업체가 4만8637톤을 응찰해 1.6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76개 업체가 2만9911톤을 낙찰받았다.

구곡의 평균 낙찰가격은 6만1920원으로 예정가격 5만8374원보다 106.1% 수준이다. 앞서 4월 실시한 2차 공매 때 구곡의 평균 낙찰가(5만9094원) 대비해선 104.8% 높다. 낙찰 최고가는 전북의 6만5500원이며 최저가는 전남의 5만8380원이었다.

지난해 흉년이 들어 쌀 생산량이 예년보다 적어진 영향으로 올초부터 신곡 공매에 대한 요구가 높았지만 6월에서야 신곡이 시장에 풀렸다. 농민과 소비자 사이에서 고민하던 정부가 재고가 바닥나는 단경기(7~9월) 쌀값이 치솟는 현상을 방지하고 수확기 쌀값 상황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신곡 공매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1월부터 6월까지 정부가 방출한 정부양곡 물량은 총 29만톤이다.

당초 8만톤을 요구했던 유통업체들은 신곡 공매물량 5만톤이 오히려 경쟁을 부추겨 쌀값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지만 물량이 시장에 풀린 7월 상황을 보면 정부 예측대로 산지쌀값은 약보합세를 띄고 있다.

통계청이 집계한 산지쌀값은 공매 이후인 7월 5일 5만5880원에서 15일 5만5850원으로 30원 하락했다. 25일자엔 6원(5만5856원) 올랐지만 인상 보폭의 둔화가 뚜렷해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추석 성수기에 대비해 이달 중 추가 공매를 실시한다. 물량은 2019년산 5만톤, 2020년산 3만톤 등 8만톤이다. 추석 명절 떡·한과 등 쌀 가공식품 원료를 공급하고, 수확기 전 재고가 부족한 일부 산지 유통업체의 공급여력을 보강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이달부터 수확하는 조생종벼의 가격안정을 도모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남 등지의 농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2021년산 신곡을 확보하려고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양곡 도매상들이 조생종벼 가격을 8만원 후반대에서 9만원까지(40kg)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 RPC 관계자는 “신곡이 모자라다고는 하지만 2021년산 조생종벼 수확이 시작되고 구곡 판매가 더딘 상황에서 추가 공매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