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도 할랄인증...이슬람권 수출 교두보 마련
김치도 할랄인증...이슬람권 수출 교두보 마련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08.0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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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국내의 한 전통식품 제조플랜트가 실시간 원격 감사를 통해 국내 및 해외기관으로부터 동시에 할랄인증을 획득해 이슬람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팔공김치 회사 전경.
팔공산김치 회사 전경.

코로나 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식품업계는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는 이슬람 시장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각 제조사는 할랄인증을 획득해야 하는데, 할랄에 생소한 국내 업체로서는 많은 애로에 직면한다. 인증기관 선정 단계에서도 낮은 인지도지만 진행절차가 익숙한 국내기관에 신청할지 또는 복잡한 절차와 언어장벽을 감수하고 해외기관에 신청할지 고민하게 된다. 

국제 인지도를 중시해 해외기관의 할랄인증을 획득하려면 외국인 감사관의 한국 방문이 필수인데, 코로나 19로 인한 이동통제로 원활한 한국방문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자킴(JAKIM) 할랄인증을 비롯해 다수의 해외기관 할랄인증은 코로나 19 확산 이후 신규 및 갱신 진행에 많은 차질을 빚고 있다.

대구에 위치한 전통식품 제조업체인 팔공산김치 역시 글로벌 할랄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생산 시스템 개선, 할랄요건 충족, 할랄보장시스템 구축 등 치밀한 준비를 수행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이동통제는 해외인증 획득에 물리적 장애가 되었고, 신규 신청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사단법인 할랄협회가 작년부터 운영하는 TLS 동시 할랄인증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곧바로 인증신청 및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협회가 운영하는 TLS 프로그램은 자체 KOHAS 할랄인증과 글로벌 IFANCA 할랄인증을 하나의 절차로 획득하는 동시인증 프로그램이다.

TLS 프로그램을 통한 인증신청은 국내 비영리법인인 협회를 통해 이루어졌다. 기존에 준비했던 서류를 기반으로 수월하게 데스크 심사를 통과했으며, 약간의 서류보완을 거쳐 플랜트 현장감사 일정이 정해졌다. 이후 약속된 일정에 맞춰 협회 소속 할랄감사관 2인이 대구 소재 플랜트 현장을 직접 방문했으며, 감사 시작부터 서류심사 및 생산현장 점검까지 모든 과정이 미국 IFANCA 감사관과 실시간 비디오로 공유되면서 진행됐다.

원격 공유를 통한 실시간 현장감사를 마친 팔공김치의 김동인 할랄책임자는 “회사가 준비한대로 원활하게 할랄인증 절차가 진행돼서 기쁘다”며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기관 감사일정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많은 걱정을 했는데 실시간 원격공유를 통해 무리없이 감사를 받게 돼서 매우 다행”이라고 밝혔다.

현장감사 후 3주만에 두 기관으로부터 KOHAS 할랄인증서와 IFANCA 할랄인증서를 동시에 획득한 팔공김치는 향후 국내외 온/오프라인 전시회 참가 및 할랄제품 판매 플랫폼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할랄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무슬림 소비자에게 구매기준이 되는 할랄인증은 이슬람에서 허용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임을 제3자 기관으로부터 인증 받는 것을 말한다. TLS 프로그램을 통해 사단법인 할랄협회와 동시인증 정책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IFANCA 할랄인증은 국내에도 친숙한 코카콜라, 배스킨라빈스, 고디바, 카길 등 약 3000여개 해외 플랜트에 할랄인증을 발급하고 있는 메이저 할랄인증 기관이다. 

각 할랄인증기관의 인증효력과 관련해 이슬람 국가들 중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UAE 및 사우디아라비아는 특정 해외 인증기관의 할랄 제품만 자국 내 유통을 허용하고 있는데, IFANCA는 이들 모든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은 글로벌 할랄인증기관이다. 따라서 TLS 프로그램을 통해 KOHAS와 IFANCA 할랄인증을 동시에 획득한 업체는 전 세계 이슬람협력기구(OIC) 57개 회원국 및 타 지역 무슬림 소비자에게 제한없이 수출될 수 있어 한국산 제품의 할랄시장 진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증절차 및 요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 www.kohas.or.kr 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