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식량작물의 새로운 가치 창출 
[전문가칼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식량작물의 새로운 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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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2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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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관
김홍식 국립식량과학원 농업연구관

우리 몸에 이로운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TV, 인터넷 등을 통해 관련 다양한 건강기능 제품이 소개되고, “프로바이오틱스”,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전문용어가 낯설지 않은 세상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서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을 일컫는다. 인체내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은 우리 몸을 함께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최근에서야 인체 건강 및 질병과의 연관성을 이들 미생물에서 찾고 있다. 당뇨, 소화기질환, 비만, 알츠하이머 등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성이 이들 장내 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과 높은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위, 장 등의 장기 외에 피부 및 관절 등의 인체 건강과도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기능과 작용에 대한 정보가 축적되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제품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2019년 811억 달러에서 2023년 1,087억 달러로 연평균 7.6%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음료 분야의 비중이 가장 크며, 시장규모는 2016년 266억 달러에서 2022년 419억 달러로 증가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면역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즘이다. 필요한 영양분과 체질에 맞는 식품의 섭취는 우리 몸의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필수적이다. 이는 몸 속에 있는 미생물 집단인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에도 매우 중요하다. 인체내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가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내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 뿐만 아니라 이들 미생물이 좋아하는 양질의 먹이(프리바이오틱스)가 공급되어야 한다. 우리의 대표적 전통식단 구성요소인 김치와 된장 등 식물성 발효식품은 장건강을 위한 유산균 등의 훌륭한 공급원인 동시에 장내 미생물 먹이로서 1석2조의 효과가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는 웰빙 식단과 더불어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에 따라 두류, 맥류, 잡곡류 등의 식량작물 기반의 건강 식소재 및 유용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가공 원료곡으로 관심이 높은‘도담쌀’ 품종은 일반 밥쌀보다 저항전분 함량이 10배 높아 차별화된 식이소재로서 당뇨예방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오곡밥 재료의 하나로서 오래전부터 재배된 잡곡류인 수수도 항당뇨와 항암 효과 등의 기능성이 보고되고 있다. 보리와 귀리에 있는 베타클루칸, 콩에 풍부한 이소플라본, 사포닌 등 유용한 식이섬유와 플라보노이드 등 기능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들 성분은 식이에 의한 장내 환경 개선효과에 핵심 요소로 알려져 있다. 외국의 연구결과를 통해 통곡물의 장내 미생물 균총 및 면역 개선, 심혈관질환 개선효과 등에 대한 효능이 보고되면서 이들 곡류에 대한 가치가 재발견되고, 통곡물로 만든 가루, 빵 및 시리얼 등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수입 종균과 비교하여 필수아미노산 성분인 라이신 함량을 10배 높이는 효과를 보유한 전통장류 유래 토종 유산균을 쌀에 접목하여 식물성 발효소재를 개발한 바 있다. 이는 산업융합 소재로서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반려동물 먹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신바이오틱스 유산균 등 체내에 들어가서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기능성 탄수화물과 식이섬유 등 대장 내 유용 미생물에 의해 이용되어 미생물의 생육이나 활성을 촉진함으로써 숙주 건강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게 하는 비소화성 식품 성분인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가 융합된 이상적인 형태의 영양 시스템(synbiotics)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쌀 이외에도 콩, 메밀, 수수 등 주요 잡곡을 대상으로 작물별 영양적특성을 고려하여 적합 균주에 의한 새로운 발효 소재 개발과 기능적 특성을 구명하는 연구가 추진 중이다.   

향후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산업 분야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새로운 융합기술을 적용함으로서 식량작물 수확후 이용 분야도 식품 외에 비식용 소재 영역까지 그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전주기 단계별 식량작물 발효소재에 대한 심층분석과 연구데이터 기반 구축을 통해 식량작물의 새로운 부가가치 향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