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업분야 공기업 감사 역할은 무엇인가
[사설] 농업분야 공기업 감사 역할은 무엇인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1.09.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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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농업분야 공기업은 한국마사회, 한국농식품유통공사, 한국농어촌공사가 있다. 여기에 준정부기관으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있다. 이들은 농촌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농민과 접촉하면서 일을 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각종업무를 위탁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런 공기업은 법률에서 상임감사를 두도록 정하고 있다. 준정부기관인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은 비상임감사를 두고 있다. 감사는 정부의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예산 누수가 발생하지 않는지 등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한 견제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조직 내외부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한 파수꾼 역할을 통해 공기업의 투명경영과 청렴도를 높이는 일을 한다.

이런 역할을 하므로 공기업 감사는 전문성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역대로 공기업 감사는 낙하산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는 문재인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국마사회, 농어촌공사,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임명된 감사를 보면 외부에서 내려온 인사들로 감사 전문성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020년 8월에 발표한 2019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상임감사·감사위원 직무수행실적평가보고서를 보면 마사회는 감사역량 C, 기관의 청렴도 3등급을 받았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감사역량 전문성 확보에서 D+를 기관 청렴도에서는 그나마 상위권인 2등급을 받았다.

농어촌공사는 감사 전문성 확보에서는 B+을 받았지만, 청렴도에서는 하위등급인 3등급을 받았다. 물론 2019년 평가는 현재 상임감사가 아닌 전임 감사들이 받은 평가이다. 전문성 확보에서 농수산유통식품공사와 마사회가 D등급을 받았음에도 올해 전문성을 가진 감사들이 임명되지 않았다.

모 공기업 감사는 감사 본연의 역할보다는 현장 농민의 의견 수렴에 더 집중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모 공기업의 감사는 지난해 5월에 취임한 이래 총 9건의 관련 보도자료가 나왔다. 9건 중 취임과 관련한 2건을 제외하고 보도자료 제목만 보면 수산업계 애로사항 청취, 양파농가 일손돕기, 봄배추 수매 현장 애로사항 청취, 로컬푸드직매장 현장 소통, 유통·수급 현장 애로사항 청취 등이다.

과연 현장에서 농민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농업분야의 공기업은 업무 특성상 정부 위탁사업을 주로 하고 있어 현장 농민과 일선에 만나는 것이 주요 업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사의 고유 역할을 생각한다면 이런 행동들은 당연히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공기업 방만경영, 청렴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감사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