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지속 불가능한 농업의 백신은 SDGs이다
기아와 지속 불가능한 농업의 백신은 SDGs이다
  • 이창언 경주대학교 교수 satyagraha21@naver.com
  • 승인 2021.09.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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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영양실조는 세계의 빈곤자들에게 잔인한 현실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전 세계적으로 기아가 급격히 증가해 약 7억 2000만 명에서 8억 11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 세계의 영양실조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9.9%로 2019년도의 8.4%에 비해 급증했다. 아프리카는 전체 인구의 거의 21%가 영양실조 인구로 분류된다.

반면 세계 15억 명의 인구가 비만 혹은 과체중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당뇨, 심장 및 혈관질환 등의 심각한 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FAO는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의 이행 실천을 통해 ‘기아종식과 지속가능한 농업(SDGs 2번 목표)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SDGs는 2015년 9월 25일 유엔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사람, 지구 및 번영을 위한 행동계획이다. SDGs는 17개 목표, 169개 세부목표, 230여 개 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SDGs 17개 목표 중 “모든 형태의 기아와 영양실조를 근절하고 식량 안전보장”을 담은 목표는 2번 목표이다. SDGs 2번 목표(기아종식과 지속가능한 농업)는 8개의 세부목표가 있다. SDGs 목표 2의 세부목표는 안전하고 영양가 있는 충분한 음식에 대한 접근 보장(2-1). 5세 미만 아동의 발육 저해에 대응(2-2) 강화이다. 5세 이하의 영양실조 상태에 놓인 어린이는 2019년 세계에서 21%(1억 4400만 명)로 2000년 수치가 32%였음을 감안하였을 때 여러 가지가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2030년까지 목표치 3% 달성을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아를 종식하기 위해서 기후위기, 기상이변, 가뭄, 홍수 및 기타 자연재해에 대한 적응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 시스템 보장과 복원력 있는 농산물 관리의 실행(2-4)이 중요하다. 동식물의 유전적 다양성의 유지(2-5)도 세부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SDGs 2번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는 소규모 농업 생산자의 생계 및 생산 능력 향상, 농업 생산자의 토지, 기술 및 시장 접근에 대한 동등한 접근 보장과 같은 지속가능한 농업 모델 홍보를 포함한다. SDGs 목표 2는 이행 수단으로서 국제협력과 무역구조 및 시장의 정비를 통한 식량 생산 촉진을 제시한다. 기아 종식을 위해서는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인프라 및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보장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DGs ‘목표 2’의 실행과 달성은 세부 목표에 더해 식량가격에 대한 금융투기, 토지수탈 등에 대한 민주적 통제부터 식문화의 성찰까지 포함한다. ‘더 나은 식량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더 많은 양의 식량 생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는 기존에 생산된 식량의 양으로도 90억~110억 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 FAO, IFAD, WEP 공동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기아의 본질은 식량 생산량 부족보다는 소비 패턴, 토지와 다른 천연자원, 자본금과 시장, 분배 네트워크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국가 차원의 SDGs 2번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첫째, 식량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국내 생산 및 수입을 통해 적절한 품질과 공급량의 확충, 식량자원의 독점적 생산뿐만 아니라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권리, 적절한 영양소, 위생, 건강 측면에서 식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둘째, 농업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기아는 영양분의 부적당한 섭취와 낙후된 농업 기반시설과 관련이 있다. 작물 수확 후 저장 및 가공기술력을 높여야 한다.

셋째, 농민이 공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시장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농업협동조합과 같은 제도는 수익은 물론, 공동생산과 판매를 통해 상부상조하는 농촌 공동체이자 사회집단의 역할을 하기에 지역사회의 경제력 외에도 사회서비스 네트워크를 향상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넷째, 농지의 적정한 규모와 질의 보호 못지않게 미래세대와 식량체계 간의 연계성 강화가 주요 과제로 설정되어야 한다. 농지가 없으면, 농민이 되려는 젊은이들의 수가 줄어들면 농업의 지속가능성은 불투명해진다.

모든 사람의 식량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농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생산성의 상승, 소규모 농가의 소득향상, 토지, 기술, 시장에 대한 접근의 기회균등, 지속적인 식량생산 시스템,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 증가 등이 요구된다.

우리는 우리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충분하고 안전하며 영양가 있는 음식을 원한다. 기아가 없는 세상, 지속가능한 농업은 우리의 경제, 건강, 교육, 평등 및 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것은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핵심 요소이다. 또한 기아가 인류의 발전을 제한하면 교육, 건강 및 양성평등과 같은 다른 SDGs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창언 경주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