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米적米적] 고양가와지볍씨 발굴 30주년을 맞이하며
[기자수첩 米적米적] 고양가와지볍씨 발굴 30주년을 맞이하며
  • 이은혜 기자 grace-227@newsfarm.co.kr
  • 승인 2021.10.0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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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혜 기자

2021년, 올해는 고양가와지볍씨가 발굴된 지 3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다.

토종볍씨에 관한 취재를 진행하며 알게 된 고양가와지볍씨는 1만5000년전 볍씨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인 청주소로리볍씨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토종볍씨다.

고양가와지볍씨는 1991년 일산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발견됐는데, 당시 일산읍 대화4리 가와지마을(현재 일산 서구 대화동) 발굴 현장의 토탄층 가래나무 층위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볍씨를 발견했다. 이때 발견한 볍씨는 미국 베타연구소에서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 보고서’에 의해 5020년전의 볍씨로 확인됐다. 

가와지볍씨는 야생벼가 아니라 재배벼로 확인된 것이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국립식량과학원 연구팀(당시 작물시험장, 팀장 박태식 박사)에 의해 벼알의 소지경에 야생벼에는 없는 인위적 채취로 인한 탈립 흔적을 확인하고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 최초의 ‘재배벼’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소지경이란 벼의 줄기 부분과 낱알을 연결하는 부분으로 자연탈립인지, 인위적인 채취가 있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것으로, 가와지볍씨의 단면이 거칠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양가와지볍씨 탄생은 우리나라의 벼농사 기원을 밝혀줬고 더 나아가 벼농사가 청동기시대에 시작됐다는 기존의 학설보다 앞당겨서 신석기시대로 소급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고양시에는 우리나라의 최초의 볍씨박물관인 ‘고양 가와지볍씨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유물인 볍씨로 세운 유일한 박물관이며, 고양 가와지 유적실과 더불어 선사시대와 조선·근대 농경문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가 마련돼 있어 우리나라의 농경을 설명하는 박물관으로 손색이 없다.

또한, 고양시는 고양가와지볍씨 발굴 30주년을 기념탑을 추진하고 있다. 박물관에 취재차 방문했을 때,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고양가와지볍씨가 출토된 곳 인근에 기념탑을 세우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는 담당자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농경문화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유물인 고양가와지볍씨에 더 많은 국민의 관심이 모아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