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 바꾸기 하는 농식품부
[사설] 말 바꾸기 하는 농식품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1.10.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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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쌀값이 불안하다. 농심은 더 불안하다. 쌀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는다. 요지부동에 복지부동이다. 기획재정부 눈치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저임금 시대도 아닌 2020년대에 김현수 장관과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에 올인하고 있다. 지금 쌀값이 비싸 쌀을 못 사는 시대가 아니다. 절대적 빈곤으로 인해 밥을 굶는 시절은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값이 비싸다고 김현수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쌀 수확량 통계 타령만 하고 있다.

양곡관리법에 쌀이 소비량보다 3% 초과 생산되면 시장격리를 하도록 돼 있다. 이는 변동직불금을 폐지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농민들과 약속했던 자동 시장격리이다. 물론 김현수 장관과 그 휘하의 농식품부 직원들은 자동격리라는 양곡관리법 개정 과정에서 말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농민은 자동이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아도 3% 과잉생산이 되면 시장에서 시장에서 격리된다는 양곡관리법의 자구를 믿었다. 법에 명시된 시장격리를 김현수 장관은 예상생산량만으로는 할 수 없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다.

아전인수도 이런 아전인수가 없다. 법령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들 멋대로 법을 농락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김현수 장관은 법을 무시하는 초법적 장관이 돼 버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해야 할 일은 물가 안정이 아니라 안정적인 식량생산을 할 수 있도록 농가를 지원하는 일이다. 기획재정부의 하부기관이 돼 물가를 안정시킨다며 농민을 때려 잡으면 안 된다.

김현수 장관이 말바꾸기 하면서 법을 지키지 않는 동안 쌀값은 떨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15일자 쌀값이 지난 5일 5만6803원(20kg)에서 3.0%(1696원) 하락한 5만5107원이 됐다.

기획재정부에 당당한 농식품부 장관이 되지는 못할망정 농민을 기만하고 있으니 수많은 농민이 농식품부를 믿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시장을 보지 말고 농민을 봐야 하고 농민과의 약속이었던 시장격리를 지켜야 한다.

통계청의 쌀 생산량 예상 발표를 믿지 못한다면 통계를 농식품부로 이관하는 대책을 세워야지 통계청 핑계를 대면서 쌀 대책을 미루는 것은 무능이 아니라 기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