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 품귀로 콤바인‧트랙터 2만8천여대 올스톱 위기
요소 품귀로 콤바인‧트랙터 2만8천여대 올스톱 위기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1.11.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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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늦장 대응 위기 키워
비료보다 요소수가 농사 영향 더 커

(한국농업신문= 최정민 기자)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요소 품귀가 이미 예견된 사태라는 의견이 농업계 곳곳에서 나오면서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요소는 올해 초부터 비료 생산 주요 원자재로 이미 가격 급등 및 수급 불안 문제가 불거졌으며, 중국이 요소 수출제한을 발표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소 수급 불안은 농기계에 직접적 타격을 주었다. 농업 현장의 콤바인, 트랙터 등 농기계에서도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트랙터·콤바인 등도 SCR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농기계는 75마력 이상이면서 2016년 이후 출고 제품부터 SCR 의무 장착 대상이다.

한국농기계조합에 따르면 SCR이 작창된 트랙터와 콤바인은 지난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트랙터 1만8000여대, 콤바인 9900여대로 총 2만8000여대에 달한다.

연간 소요량은 생산용 4만리터, 서비스용 2만7500리터 등 총 6만7500리터에 달하는데 현재 재고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으로 요소수 추가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벼수확기가 막바지로 콤바인 운용이 많지 않음을 감안한다하더라도 내년 영농을 곧 준비에 나서면서 트랙터 운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서둘러 대책 마련을 하지 않는다면 내년 영농에 큰 차질을 줄 것이라는 것이 농업 현장의 의견이다.

국내 농기계 업체 관계자는 “현재 자사의 트랙터 및 콤바인 등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현재 자체 조사를 하고 있다”면서도 “요소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거나 방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으로 혹 농업인들이 이로인해서 내년 영농 준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요소 수급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으면 농기계분만 아니라 비료 생산‧공급 등 농업계 전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비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요소 수급 자체가 안 되는 상황으로 공장 가동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이 상태면 내년 물량 수급 자체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내년 영농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비료업체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가 요소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결 방법은 중국이 수출제한을 해제하든가 아니면 높은 단가로 요소를 수입해야 하는데 연일 가격이 급등해 이마저도 업체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의 경우 수입 원자재가격이 급등해도 시장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시장구조로 오롯이 생산업체에서 부담을 떠안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비료업계 관계자는 “운임을 고려하면 이미 1000달러를 넘은 상황에 과연 요소를 수입해 비료를 생산하는 업체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재 상황은 당장 내일도 장담할 수 없어 수급계획 조차 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수입 원자재 다변화를 요구하고 원자재 가격에 맞춘 시장 형성이 시급하며 이를 위해선 정부가 뚜렷하고 명확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요소수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존 일 년 한 번 진행됐던 농협 계통 계약을 분기별로 나눠 진행해 업체 부담을 낮추고 물량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영농활동이 가능케 하겠다는 계획으로, 현재 농협중앙회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