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스크, 요소수 그리고 쌀
[사설] 마스크, 요소수 그리고 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1.11.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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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손소독제와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정부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마스크는 일반 천으로 제작한 것이 아닌 방역 효과가 있는 KF94를 사용하라고 국민에게 홍보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KF94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고 코로나19 이전 개당 300원 하던 방역마스크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개당 3000~5000원에 판매됐지만, 이나마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정부는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약국에는 마스크가 들어오지 않았고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은 새벽부터 줄을 서야만 했다.

마스크 사태는 그래도 일시적이었다. 매년 봄가을 황사로 인해 우리나라는 KF94 방역마스크를 제조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스크를 사러 길게 줄을 섰던 일도 사라졌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물류에 차질이 생겼고 각종 원자재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철강 등이 올랐고 밀, 옥수수 등 곡물가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요소가 문제로 떠올랐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하자 중국에만 의존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요소로 인해 교통물류 대란에 직면했다. 경유차에 매연을 저감하는 장치에 들어가는 요소수까지도 수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요소수 역시 10배 이상 가격이 올랐고 그 가격에도 구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외국에서 원재료인 요소를 들여와도 국내에서는 요소수를 생산할 수가 없다. 요소수 생산시설이 저가의 중국산에 밀려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마스크는 국내 생산시설이 있기에 원재료를 들여와 생산할 수 있었기에 빠른 시일에 안정적 공급이 가능했지만 요소수는 그렇지 못하다. 전량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이로 인해 국제 요소수 가격도 오르고 있다.

마스크와 요소수 사태는 국내 생산기반이 있고 없음의 차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우리 주식인 쌀 자급기반이 없다면 향후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를 요소수를 통해 배우고 있다. 농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생산기반과 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식량자급이며 식량안보다. 요소수의 교훈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