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콩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기술 개발은 필수
[전문가칼럼] 콩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기술 개발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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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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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태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과 농업연구관
윤홍태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과 농업연구관.

콩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만주로 우리 선조들은 약 3000년 전부터 콩을 재배하여 장을 담그고 간장을 내리고, 두부를 뜨며 콩나물을 길러 먹는 등 오랜 세월 콩을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용하였다. 한국인은 쓴맛·매운맛·단맛·신맛·짠맛의 다섯 가지 맛을 한 음식에 담긴 한국 고유의 음식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특히 토양과 기후 조건에 따라 생산된 우리콩을 된장‧간장 등의 장류용과 두부용 등 용도별로 선정, 이용하는 삶의 지혜를 지니고 있었다.

산업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우리나라 콩 재배면적은 1980년 약 15만ha에서 2020년 5.5만ha로 감소하였으며, 생산량도 1980년 약 19만톤에서 2020년 8만톤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콩 가공식품의 원료콩은 대부분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식용 및 사료용을 포함한 콩 전체 자급률은 약 7%에 불과하며, 식용으로 가공되는 콩의 약 75%가 수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콩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2019년 현재 약 2.1조원 수준이며, 정확한 통계 값이 파악되지 않은 콩나물을 포함하면 2.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품목별 시장규모는 콩기름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두부, 두유, 간장류, 된장류의 순이다. 

최근 우리의 식습관 및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된장, 간장 등의 전통적인 가공제품의 소비는 정체 중이나 콩기름, 두유, 두부의 소비는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원인은 최근 사회적 변화에 따라 인구 고령화, 1인가구의 증가, 계층별 식습관의 변화 등이며, 또한 콩을 이용한 제품화 기술 개발의 진전이 부가적으로 이루어낸 결과이다. 

콩 제품의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낫또로 알려진 일본의 생청국장이 우리 고유의 청국장보다 2016년 이후 판매 비율이 높은데, 이를 반영하여 국내 가공업체에서는 국산콩을 이용한 낫또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가공 중인 두유용 원료콩은 대부분 수입콩을 이용하는데, 최근 우리 콩 품종을 활용한 프리엄급 두유 제품을 개발·공급하여 소비자에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콩의 이용성을 확대한 가공기술은 기존의 전통식품 중심의 가공에서 소비가 증가하는 품목을 위한 산업화 기술 개발로 전환되고 있다. 

콩은 영양학적으로 완전식품이며, 무병장수의 웰빙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콩에는 우리 몸에 좋은 기능성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많은 연구를 통해 항산화, 항암, 항균, 콜레스테롤 저하, 치매예방, 면역기능 강화 등의 효과가 입증되었다. 그러나 콩은 비린내, 단백질의 분해를 저해하는 물질, 알러지 유발원 등을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가공 시 열처리를 해야 하며, 이때 유용성분의 파괴가 진행되는 단점도 있다. 

최근 콩 제품 소비층의 트렌드 변화에 맞추어 기능성 및 영양성분을 강화시킨 식의약 제품의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료콩의 기능성을 강화시키거나 비영양학적 인자를 제거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콩의 열처리 시 타 유용성분의 소실을 최소화하고자 비린내를 내는 인자(Lipoxygenase), 단백질 분해저해 인자(Kunitz Trypsin Inhibitor)를 불활성화시키고, 알러지의 유발 물질(P34, β-conglycinin α’ subunit(CG-1))을 제거한 복합기능성 품종을 개발 중이며, 현재 대상 형질을 모두 모은 계통을 육성했다. 금후 농업형질 및 가공적성 등을 검정하여 품종으로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식량안보 및 소비자에 대한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위해서는 식량작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소비처를 발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콩이 보유하고 있는 기능성을 증가시킨 품종의 개발 및 소비 증대를 위한 제품화 기술 개발은 콩의 자급률을 향상시키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는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