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농정 도의회에 듣는다]김철수 “농민이 농산물 가격 결정 권한 가져야”
[지방농정 도의회에 듣는다]김철수 “농민이 농산물 가격 결정 권한 가져야”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11.2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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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장 인터뷰
자조금조직, 산지유통조직 자발적 참여로
제값 받는 농산물 판매 환경 조성 강조

전국 228개 시ㆍ군ㆍ구 중 105곳이 ‘소멸위험지역’

학교 폐쇄는 농촌 마을 시한부 선고…통폐합 해답 아냐

‘농촌형 교육과정’ 개발로 소규모 학교 살리는 정책 추진을

청년농, 귀농인 정주여건 먼저…미래농업인력 육성방안 고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도 전북의 농정을 책임지는 전라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회 김철수 위원장의 2021년 가을은 여느 해보다 바쁘다. 수확기 전 잦은 비로 전북 전역에 병해충 피해가 발생해 농업현장 곳곳을 찾아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중앙정부에 농가 구제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북 논은 목도열병, 깨씨무늬병 등이 광범위하게 발생해 수 차례 방제에도 수그러들지 않아 사상 유례없는 병충해를 겪었다. 이에 따라 농업인들은 전북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지난 9월부터 정부에 요청해 왔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철수 위원장은 “수확량 감소는 물론 완전미 비율이 크게 낮아져 농민들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벼 재해보험 제도 개선 등 농가 구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장 ▶주요학력: 원광대학교 졸업/전북대학교경영대학원 휴학중 ▶주요경력: 전북지구청년회의소 부회장(전)/전북 축구협회 부회장(전)/대한건설협회 전북지회 운영위원(전)/정읍시의회 5대, 6대, 7대 의원(전)/정읍시의회 6대 전반기 의장(전)/평통 정읍시 자문위원회 수석부회장(전)/서남권 화장장 주민협의체 위원장(전)/제11대 전라북도의회 전반기 농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전).전반기 운영위원회 위원(전)/ 제11대 전라북도의회 후반기 농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현)
김철수 전북도의회 농산업경제위원장 ▶주요학력: 원광대학교 졸업/전북대학교경영대학원 휴학중 ▶주요경력: 전북지구청년회의소 부회장(전)/전북 축구협회 부회장(전)/대한건설협회 전북지회 운영위원(전)/정읍시의회 5대, 6대, 7대 의원(전)/정읍시의회 6대 전반기 의장(전)/평통 정읍시 자문위원회 수석부회장(전)/서남권 화장장 주민협의체 위원장(전)/제11대 전라북도의회 전반기 농산업경제위원회 부위원장(전).전반기 운영위원회 위원(전)/ 제11대 전라북도의회 후반기 농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현)

-병충해 상황은 어떤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전라북도에 많은 비가 내려 이삭도열병, 세균벼알마름병, 깨씨무늬병 등 병해충이 전북 전체 벼 재배면적의 43%나 발생해 수확량 감소는 물론이고 완전미 비율이 크게 낮아져 농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 수시로 피해 현장을 다니며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라북도 전역에 발생한 벼 병해충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벼 재해보험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건의안을 발의해 중앙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으며, 중앙 정치권과 공조해 도내 벼 병해충 피해농가의 구제책 마련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쌀 수확이 진행되는 가운데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금 농민들은 일 년 내내 땀 흘려 키운 벼를 수확하느라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산 쌀 생산량은 전년대비 7.9% 증가한 381만 6200톤 내외로 26만 톤가량의 쌀이 남아돌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전라북도 벼 재배농가들은 병해충 피해가 심각해 올해 수확량 감소는 물론이고 일부는 수확을 포기할 정도다. 이런 농업 현장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수치로만 접근한 통계치로 인해 쌀값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

이제껏 매년 쌀값을 걱정하며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농민이 쌀값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영농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는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화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교육개발원(2019년)에 따르면, ‘열악한 농촌 학교 교육’과 ‘좋은 대학 진학 압력’의 교육 내적 요인에 의해 농촌지역 학생이 도시로 유출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학교는 지역의 정주 여건을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학교가 없는 지역에 인구가 유입될 수 없고, 학교의 폐쇄는 그 마을에 시한부 선고와도 같은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히 경제적인 논리를 앞세워 농촌의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별로 현실에 맞는 ‘농촌형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학생 수가 적은 학교들의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추진함으로써 현재 농업농촌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사람들을 농업으로 이끌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2020년 전라북도 농업인(19만9000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9만1000명)이 45.8%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과 비교할 때 전북의 농가 인구는 12.4% 감소한 반면에 고령화율은 5.1%나 증가한 것이다. 농촌 인구 감소와 급격한 고령화로 농촌 소멸이라는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 조사 결과 지난해 전국 228개 시ㆍ군ㆍ구 중 46%에 해당하는 105곳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나타났다. 지금 당장 우리나라 농업·농촌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청년 농업인들이 어떻게 하면 농촌에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인지, 심각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농촌에 적응하기 위해 주거, 문화·여가, 보육 등 최소한의 정주여건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청년농 유형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책 마련 및 정보제공을 통해 미래농업인력을 양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또한 도시에서 조기 은퇴한 중년층들이 농촌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정책적 지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농가소득을 높일 방안이 있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농가경제조사’ 결과, 지난해 농업소득이 1182만 원으로 20년 넘게 1천만 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농가에서 영농활동을 통해 얻는 소득은 매우 낮은 데다 전체 농가소득에서 차지하는 농업소득 비중도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장기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농업소득 제고를 위해서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은 물론이고 여기에 생산과 경영안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힌다.

먼저 최근 안전성과 고품질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농산물 소비 패턴에 맞게 기존 관행적 농법에서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함으로써 농산물의 시장가치를 높여야 한다.

또한 농민들이 제값을 받고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자조금조직이나 산지유통조직과 같은 생산자조직에 농업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 가격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전북의 농업현황은.

전북은 민선6기에 이어 민선7기에도 도정의 최우선 목표를 ‘삼락농정’으로 삼고 ‘사람찾는 농촌, 제값받는 농업, 보람찾는 농민’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농산물최저가보장제나 농민공익수당 등 ‘광역단위 최초’로 시행하는 우수 시책을 통해 농도 전북의 위상이 한층 높아진 게 사실이다. 도의회에서도 모든 역량을 집중해 농도 전북이 농업ㆍ농촌ㆍ농민이 골고루 어우러진 지속가능한 미래농업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식품-종자-미생물-농기계-참단농업에 이르는 농생명산업 육성을 위한 최고의 여건을 보유하고 있고, 농진청을 비롯해 공공기관, 대학 등 40여 개에 달하는 연구시설을 확보하는 등 농생명 분야에서는 국내 최대의 R&D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농생명 분야에 특화된 산업구조 강점을 살려 농생명산업과 4차 산업을 접목한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농생명ㆍ농식품 산업 인프라와 연계해 그린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아시아 그린바이오 허브 구축’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전북 농정 패러다임의 전환은 그동안 생산 위주의 농정에서 미래 농업으로의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써 도의회에서도 집행부와 협력해 전북이 미래 농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평소 쌀에 대한 생각.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여든여덟 번의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할 정도로 쌀 한 톨은 농부의 땀과 수고가 담겨 있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담고 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쌀은 국민의 주식이자 우리 농업의 근간이다. 하지만 최근 식생활 변화로 인해 국민들의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데다 기상변화로 인해 쌀 산업이 흔들리고 있어 우리 농업의 보루인 벼농사를 지킬 수 있을지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

쌀 산업이 안정되어야 농가소득, 나아가 농촌사회도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한 나라의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혼신을 다해 쌀을 재배하고 있는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우선되어야 하고,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우리 농업의 근간인 쌀산업을 반드시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업인들에게 격려의 말.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외 경제상황이 급격히 경색된 가운데 어려운 여건과 생활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오신 농업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동안 우리 생명산업이자 국민의 먹거리를 든든히 지켜오신 저력으로 지금의 어려움 또한 거뜬히 이겨내리라 확신한다. 특히, 전라북도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통해 ‘위기의 전북 농업’이라는 숙제를 풀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 드린다.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