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일간식, 언제까지 시범사업만 할 것인가
[사설] 과일간식, 언제까지 시범사업만 할 것인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1.12.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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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내년 농식품분야 예산에서 삭감됐던 초등돌봄교실과일간식지원사업이 국회에서 다시 살아났다. 예산을 확보했지만 기쁘지는 않다. 반쪽만 살렸기 때문이다.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지원사업은 2018년 식생활교육지원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시범사업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사업은 본 사업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시범사업으로 계속 유지가 되고 있다. 예산 역시 2018년 시범사업에 책정된 72억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마저도 매년 기획재정부에서 삭감하고 국회에서 되살리는 걸 반복하고 있다.

국회 관련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예산안 심사에서 지난해에는 144억원으로 늘렸으나 본회의에서 다시 72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도 2022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정부에서 전액 삭감한 것을 271억원으로 증액했으나 결국 본회의에서 72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말았다.

예산이 증액되지 않기 때문에 본사업 전환도 어려워 4년째 시범사업만 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본 정책의 전면적인 집행에 앞서 정책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공공자원의 낭비 등을 피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특정 정책의 효과나 작동기제를 사전에 측정 또는 관찰하기 위한 엄격한 사전설계를 바탕으로 집행되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사업을 말한다.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이미 효과성이나 정책적 효율성이 검증된 사업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가정이 아닌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제철 과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과 혼자서는 과일을 잘 먹지 않는 아이도 선생님 지도하에 또래 친구들과 함께 과일 간식을 즐기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게 되는 것으로 인해, 학부모 절대다수가 높은 만족도와 필요성에 공감하고 전 학년 확대에 찬성하고 있다.

또한 과일 간식을 제공받은 초등학생도 과일 간식을 계속 원한다는 답변이 90.2%이며 과일 맛은 좋거나 보통이 92.6% 과일 양은 적당·많음이 86.3%로서 긍정적인 반응이었으며 과일 간식을 지원받은 돌봄 어린이의 ‘국산 과일 섭취 빈도’와 ‘국산 과일 선호도’도 높아졌다.

정책적 검증이 끝난 사업이지만 정부는 매년 예산을 삭감하고 국회에서는 이를 증액하지 못하고 전년 예산을 복원하는 것을 매해 반복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당초 목표했던 초등학생 전체에게는 과일간식을 공급하지 못하고 초등돌봄교실에만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과수농가에게도 경영적 도움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간식을 지원하는 일거양득의 정책적 효과를 거두는 이 사업을 하루빨리 본사업으로 전환하고 예산을 확대해 초등학생 모두 수혜를 받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