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호 “전북에 참동진 잘 맞을 것”
신서호 “전북에 참동진 잘 맞을 것”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1.12.10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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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질•기후 재배여건 좋아…전남은 ‘강대찬’ 맞아
신동진 대체품종으로 참동진 보급 계획에 대해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북에서 널리 재배되는 벼 품종인 신동진을 대체할 ‘참동진’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전북 지형과 풍토에 참동진이 잘 맞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신서호 전남농업기술원 박사.
신서호 전남농업기술원 박사.

전남농업기술원 신서호 박사는 지난달 26일 나주중흥파크에서 성대히 열린 (사)한국쌀전업농전라남도 회원대회 개막식 특강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신 박사는 “신동진은 전남에서도 30% 정도 재배하고 있긴 한데, 지역의 토질과 기후 등 재배 여건상 신동진과 유전적 조성이 96.3%까지 유사한 참동진도 전남에선 재미를 못 볼 수 있다”며 전남에서 참동진을 재배하려면 차라리 신동진 쪽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북은 신동진이 맞았기 때문에 참동진도 맞을 수 있다. 재배하면 신동진처럼 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년 전 개발된 신동진은 2021년 현재 전체 벼 재배면적의 15.8%(11만5943ha)를 차지하며 그 중 전북의 재배 비중이 11만2875ha일 정도로 전북을 대표하는 벼 품종이다. 전북에서 생산하는 쌀의 64%가 신동진이다.

그러나 올해 낱알이 한창 익어야 할 8월과 9월 초까지 계속된 장마로 인해 다습, 저온 현상이 발생해 신동진 벼를 중심으로 이삭도열병, 세균 벼알마름병, 깨씨무늬병 등 병충해 피해가 속출했다. 그 피해면적이 전북 벼 재배면적의 46%에 달해 예년보다 수확량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농가들은 잦은 비로 농약이 씻겨 방제효과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를 재난으로 보아 긴급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줄 것을 정부에 줄곧 요청해 왔다.

신동진이 병충해 피해에 가장 많이 노출되면서 내년부터 신동진 기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이 신동진 대체 품종으로 참동진을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보급종 생산을 위한 증식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2023년부터 종자 판매를 실시하고, 정부보급종은 2024년부터 국립종자원을 통해 보급될 예정이다.

전북 농가들은 참동진이 신동진과 유전자가 거의 일치한다는 점에서 신동진 대체 품종으로 적합한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참동진을 일부 재배했다는 서규석 농가는 “신동진보다 키가 조금 크고 도복에 약한 것도 비슷하고 수발아 되는 것도 같다”며 “다만 도열병과 깨씨무늬병에서 신동진보다 조금 강할 뿐”이라고 말했다.

농업기술원은 지난 3년 동안 신동진, 참동진, 강대찬을 시험재배했다. 그 결과 신동진보다는 참동진이 덜 쓰러지고 도열병에 덜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병충해 타격이 큰 전북에선 참동진 재배를 적극 권장할 전망이다.

전남에선 내년부터 강대찬 종자를 본격 공급한다. 신 박사는 신동진과 강대찬의 차이를 설명하며 “강대찬 출수기가 신동진보다 사흘 늦으므로 6월 10일 이전에 이앙해 주는 게 등숙이나 청미 발생에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곡성에서 시험재배한 결과 비료를 많이 준 상태에서 참동진은 완전히 넘어가고(쓰러지고) 강대찬은 버티고 있다. 전남에선 신동진이 참동진보다 쌀이 더 좋다”고 종자 선택에 신중할 것을 강조했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