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농정, 도의회에 듣는다] 남진복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
[지방농정, 도의회에 듣는다] 남진복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01.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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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1번지 경북, 현장 중심 농정시책 펼쳐나가겠다"
농어민수당 60만원 지급…농가소득 보전 기대
대형농기계 연간 150대 쌀전업농 우선 지원 주문
‘경북 6대 우수브랜드 쌀’ 사업 추진 촉구
제값 받고 판매 걱정 없는 농업 만들기 박차
남진복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밥 잡수셨습니까?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두 잘 아실 겁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친근감을 나타내는 인사말이죠. 주식과 부식이 구분된 우리나라 음식에서 밥이 주식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쌀은 우리 삶의 근원이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남진복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은 주식인 쌀이 주는 느낌을 이같이 표현하며 임인년(壬寅年) 새해 인사를 전했다. 남진복 위원장을 만나 경북 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는 어떤 곳인지.

전국 농어가 인구는 230만명 정도로, 경북에는 약 35만명 정도의 농어민이 계신다. 직접 농수산물 생산에 종사하지 않지만, 농수산물을 가공하거나 판매하는 분들도 많다. 

경북은 포항, 구미 같은 도시를 제외하면 대부분 농어촌지역이다. 농수산위원회는 농어촌·농어업의 발전과 농어민의 행복한 삶터, 일터, 쉼터를 만들기 위해 듣고,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곳이다. 

쉽게 말하면 농수산물 생산부터 가공, 판매는 물론 농어촌의 보존, 전승 그리고 관광 자원화까지 농어업 분야를 총망라해서 도민의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위원회의 주요 쟁점 현안은 무엇인지.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 혁신적 농식품 유통시스템 구축, 판로 확대, 첨단 생산시설 구축, 활기찬 농촌 환경 조성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현안이 없다.

농촌이 해결해야 할 현안은 독립된 별개의 것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중요한 것은 톱니바퀴가 도는 방향이 선순환이냐 악순환이냐 하는 것이다. 특히 농정의 틀을 바꿔 선순환하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적어도 답은 아닐지라도 실마리는 찾을 수 있다. 우리 농수산위원회 위원님들 모두 지역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열심히 뛰고 계시며, 저는 위원장으로서 어떻게 하면 그 목소리들을 정책에 반영시켜나갈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고 있다.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그간 경북도 농정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코로나19 장기화, 가축 질병, 폭염과 태풍 등 자연재해, 농산물 가격 불안정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 농축산 경쟁력 강화의 토대 마련을 위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경북도는 지난해 국비 확보 등으로 농업예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과실전문생산단지 기반조성, 주산지일관기계화 농기계 지원, 밭작물 공동경영체 육성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업비를 투입했다.

농업정책 자문을 위한 농식품유통혁신위원회 출범, 농업을 이끌어갈 청년농부 육성, 귀농정착을 위한 박람회, 농업창업지원센터, 농촌체험관광 온라인 플랫폼 ‘오이소’ 구축,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농특산물 소비촉진 행사,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사업, 미래형 친환경 축산기반 조성 등을 통해 ‘제값 받고 판매 걱정 없는 농업, 다함께 잘사는 농촌’ 만들기에 노력했다.

또한, 농수산위원회 차원에서 발의해 제정된 ‘경상북도 농어민수당 지급 조례’에 따라 올해부터 농림어업경영체로 등록된 농어민 27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농어민수당 6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역화폐 1400억원이 도내에 풀리면 농가소득도 보전되고 지역 소상공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과 울릉도를 잇는 전천후 여객선 유치에 특히 노력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울릉도 토박이다 보니 여객선 결항으로 울릉군민이 겪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조금만 파도가 높아도 항해를 못 하는 날이 1년에 100일 안팎이나 되는 불편함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국회, 해양수산부, 법원을 찾아 전천후 여객선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선사와 울릉군민이 합심해 지난해 9월 마침내 2만톤급 크루즈 취항을 이뤄냈다. 

이로 인해 앞으로 물류 수송이 원활해져 울릉군민의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고,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더욱 늘어나 연중 비수기 없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결항으로 울릉도 겨울의 멋진 풍광이 가려져 있었지만, 앞으로 울릉도 겨울의 비경이 새롭게 각광 받을 것이다. 국민 여러분도 꼭 한번 전천후 여객선을 타고 멀미 없이 편안하게 눈 내린 울릉도의 절경을 만끽해보시길 추천 드린다. 

남진복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
남진복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

-현재 농업농촌에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지.

현장을 둘러볼 때마다 농어민의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 농어가 소득은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에 비해 60% 남짓이며, 농촌은 도시에 비해 교육, 의료,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가 전반적으로 취약하다. 이러니 젊은 사람은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게 되는 농촌의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전국 228개 시·군·구 중 무려 105곳이 인구감소에 따라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2014년 79곳에서 6년 만에 33%가 늘었다. 소멸위험지역의 대부분이 지방의 농어촌지역이다.

청년을 포함한 인구이동은 경제 활력뿐만 아니라 지역이 지닌 종합적인 힘·매력의 차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이런 전국적인 현상을 타개해 나갈 뾰족한 묘수를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농촌소멸위기는 더 이상 지방과 농촌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전국민적 의제로 논의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에서는 ‘경북 명품 쌀’을 내세워 경북 쌀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처럼 경북 쌀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농수산위원회 위원들은 소비자 기호에 맞는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집행부에 전달하고 정책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령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농작업 대행이 확대되는 추세를 반영해 곡물건조기 등 벼 재배 생력화 장비 구입 보조와 대형농기계 150대 정도를 매년 쌀전업농에게 우선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쌀 생산기반 조성을 위해 육묘장 설치를 지원하고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시설장비 현대화에도 힘쓸 것을 주문하고 있다.

도내에서 생산되는 200여종의 쌀 브랜드가 모두 품질이 우수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명품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쌀을 선정해서 홍보와 판촉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해 ‘경북 6대 우수브랜드 쌀’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향후 무엇보다 쌀 산업에서 농업인의 역량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소이므로, 쌀전업농 교육과 정보교류를 위한 만남의 장도 계속 지원해 나가도록 하겠다.

-‘농업 1번지 경북’이 2022년에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경북은 농가수, 농가인구, 귀농인구, 농업소득이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농도(農道)다.

다만,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도농간 소득격차 심화로 인해 농촌은 소멸위기를 맞고 있고, 비대면 온라인 유통시장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기후변화, 가축질병, 자유무역협정(FTA) 등 대외적 여건도 변화하고 있다.

이에 도의회에서는 농어민수당, 농작물 재해 지원 등을 통해 농가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고, 농어가 도우미, 행복바우처 등 농어민 복지 정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청년 농부를 올해까지 2만명 육성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온라인 유통 확대, 6차 산업 활성화와 농촌 뉴딜사업을 통해 제값 받고 판매 걱정 없는 농업, 다함께 잘사는 농촌을 만들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농수산위원회는 농업인단체 등과 소통해 정책을 발굴해 사업화하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수요자 중심의 농정시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와 견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약속드린다.

-끝으로 쌀전업농 회원들께 자유롭게 한 말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할 만큼 농업은 우리 민족에게 흔들려서는 안 되는 근본이다. 쌀을 재배하는 논은 1㏊당 연간 8.8톤의 산소를 만들어내고 대기 온도도 조절해 줘 환경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공업화와 도시화로 위태로워진 농촌을 지키시는 쌀전업농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농업의 가치를 수호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