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보물섬 쌀’ 품질 높이려면 적합 품종 선발 필요
남해 ‘보물섬 쌀’ 품질 높이려면 적합 품종 선발 필요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01.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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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시금치 2모작 대비 조생종 품종 선정
노후 RPC 시설 현대화로 유통 조건 개선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청정지역 남해군의 대표 쌀 브랜드인 ‘보물섬 쌀’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역 내 재배환경에 적합한 벼 품종을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품질 개선과 더불어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판매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 같은 주장은 남해군과 (사)남해군농어업회의소가 지난 21일 남해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한 ‘남해 쌀 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나왔다. 

하정호 남해군농어업회의소 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류창봉 (사)한국쌀전업농남해군연합회장, 윤기준 남해군농협RPC 대표, 송행열 동남해농협 조합장, 민성식 남해군농기센터 농업기술과장이 참석했으며, 생산·유통 관계자 10여명도 함께 했다.

민성식 과장은 보물섬 쌀의 문제점을 생산·가공·유통 측면에서 분석해 발표했다. 

민 과장은 “남해 쌀은 남해 지역 주 소득작목인 마늘·시금치 파종 시기에 맞춰진 관행화된 2모작에 따른 조기수확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품질 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이와 함께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시설·장비의 노후화에 따른 낮은 도정수율로 가격 경쟁력도 약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모작 쌀 품질에 대한 선입견 등으로 관내 식당과 군민마저 남해 쌀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생산 측면의 개선 방안으로서 품종 단일화가 거론됐다. 류창봉 회장은 “남해 지역에서는 현재 20여종의 품종이 재배되고 있어 품종 선정에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마늘·시금치 2모작에 적합한 조생종 1품종과 1모작을 위한 중만생종 1품종을 선정해 두 가지 품종으로 벼 재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회장은 조생종 품종에 '해담'을, 중만생종 품종에 '새일미'와 '새청무'를 예시로 들었다.

노후화된 RPC 시설에 대한 현대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기준 대표는 “우리 RPC는 사일로 여석부족으로 벼를 수매하는 동시에 판매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3000톤 규모의 사일로가 증설될 수 있도록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고, 시설 현대화는 필수적인 사안”이라고 주문했다.

또한, “농가와 RPC 간 계약재배 물량을 증대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700톤에서 1000톤까지 300톤 늘려야 하고, 매년 300톤씩 확대해 RPC 목표물량인 3000톤까지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보물섬 쌀의 유통과 판매를 위한 전략에 남해 쌀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2모작 재배 등을 이유로 남해 쌀의 맛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해소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송행열 조합장은 “남해 쌀이 밥맛이 떨어진다는 인식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특히 2모작지에서 재배하고 있는 ‘해담’ 벼에 대한 생리적 특성과 밥맛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관내 일반음식점에 보물섬 쌀을 납품하고 사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채널에 쌀을 홍보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 과장은 “군에서는 품종 선택, 유통시설 개선, 보물섬 쌀 브랜드 홍보 등 생산·가공·유통 면에서 적절한 대책을 추진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행정·농협·소비자·농업인 단체 등 간의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정호 남해군농어업회의소 회장

하정호 남해군농어업회의소 회장
현장 의견 대변할 의견수렴의 장 마련                

남해 쌀 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회를 주관한 남해군농어업회의소는 농어민의 대의기구로서, 앞으로도 농업 현장의 문제점을 찾고 개선 방안을 발굴하기 위한 논의의 장을 계속해서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하정호 남해군농어업회의소 회장은 “농어업회의소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각종 농업 현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일옥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소장

이일옥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소장
품종 단일화로 쌀 품질 개선해야

이일옥 남해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남해 쌀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벼 품종 선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일옥 소장은 “현재 관내 재배되고 20여종의 벼 품종을 점차 1~2품종으로 단일화해야 미질이 우수한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다”면서 “기술센터에서는 신품종 발굴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지역에 맞는 대표품종 발굴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