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집밥 수요 늘어 쌀 소비 감소세 둔화
코로나로 집밥 수요 늘어 쌀 소비 감소세 둔화
  • 김흥중 기자 funkim92@newsfarm.co.kr
  • 승인 2022.02.09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 56.9㎏
가정간편식 강세 덕에 사업체 소비량 증가

(한국농업신문=김흥중 기자) 코로나19 여파가 2년간 지속되면서 가정 내 식사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지만, 여전히 가구 내 쌀 소비량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감소폭은 2년 연속 둔화해 감소세가 주춤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계청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1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2021년 가구 부문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전년 57.7㎏보다 0.8㎏ 감소한 56.9㎏으로 조사됐다. 이는 30년 전인 1991년 116.3㎏에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양이다.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8g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국민은 하루에 즉석밥으로 유명한 ‘햇반’의 작은 공기(130g) 하나보다 조금 많은 양의 쌀을 먹는 셈이다.

쌀 소비량 자체는 줄었으나, 감소율은 2019년 3%에서 2020년 2.5%, 2021년 1.4%로 점차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찌개·탕 등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쌀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1인 가구가 확대 등을 이유로 쌀 소비량 감소율이 완화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 역시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쌀 소비량 감소세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 상황에서 가정 내 식사가 늘더라도, 수년간 줄어들고 있는 쌀 소비량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농경연 관계자는 “코로나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이러한 경향이 서구화된 식습관으로의 변화, 대체 식품 수요 증가, 아침 식사 비중 감소 등 기존에 쌀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던 여러 요인을 뛰어넘어, 식습관 형태를 바꾸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이 같은 상황을 사업체 소비량이 늘어난 점을 빌어 풀이했다. 통계청 사회통계국 농어업동향과 관계자는 “집안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아졌으나, 쌀 소비량이 줄어든 데에 직접 밥을 해 먹기보다는 레토르트 식품이나 반조리 식품 같은 가정간편식으로 식사를 대체한 점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간편식에 의한 쌀 소비량은 사업체 부문으로 포함되며, 지난해 사업체 쌀 소비량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사업체 부문 쌀 소비량은 총 68만톤으로 전년 65만톤보다 3만톤(4.6%) 증가했다. 특히 도시락류 제조업의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16%나 증가한 4만7000톤이 소비됐고, 즉석밥 등 식사용 조리식품의 수요는 2019년 9만8000톤에서 2020년 10만3000톤, 2021년 11만4000톤으로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었다. 

이에 농식품부는 쌀 소비촉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쌀가공식품 산업 활성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정간편식 등 최신 소비경향을 반영해 쌀가공식품 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우수제품 유통·판매망 확대, 해외 진출 지원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