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현수 장관의 귀막고 눈가린 불통 농정
[사설] 김현수 장관의 귀막고 눈가린 불통 농정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2.2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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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최근 농민단체장들이 삭발을 강행했다. 한돈협회에 이어 낙농육우협회장, 그리고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을 비롯한 5개 농민단체장들이 25일 집회를 열고 삭발을 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대규모 농정현안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다양한 협단체장들이 삭발을 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연이은 농민단체장들의 삭발은 현 정부의 무능과 불통이 만든 작품이다. 농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는 김현수 장관의 불통이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농가와 관련한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농식품부가 생산자단체와 소통하기보다는 낙농진흥회 이사회 정관 개정, 공공기관화 등 오히려 갈등만 불러일으켰다. 이에 낙농육우협회는 농정독재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써가며 원유를 몸에 끼얹고 대표자가 삭발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한돈협회장도 지난달에 삭발을 했다. 손세희 한돈협회장은 삭발에 앞서 정부가 농가와 소통하지도 않고 소통했다며 가축전염예방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했다며 축산업 말살 정책을 펴는 김현수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여기에 쌀생산자단체장들도 삭발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에 시행한 쌀 시장격리가 농민을 위한 방식이 아니라 정부와 농협이 짜고 친 시장격리였다는 것이 농민단체장들의 주장이며, 이들은 김현수 장관과 농식품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25일 집회에서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을 비롯한 농민단체장들이 삭발을 예고했다.

정부와 농민단체의 갈등은 상시로 있는 일이다. 하지만 산업별 개별 사안을 가지고 이렇게 많은 단체장이 삭발하는 일은 아주 이례적이다. 그것도 대선을 앞두고 농민들이 수백개의 톤백을 농식품부 앞에서 쌓고 연이어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현 정부가 소통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통이라는 것이 서로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김현수 장관은 불통이다. 농민과 함께해야 하는 농식품부가 농민을 외면한 결과로 현재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김현수 장관은 농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각종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문제를 풀어나가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큰 사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