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가관리기관으로 전락한 농식품부
[사설] 물가관리기관으로 전락한 농식품부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3.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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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양파값이 수상하다. 지난해보다 같은 기간에 절반으로 반 토막났다. 양파 도매가격은 2월 상순 kg당 528원으로 지난해 1752원보다 69.8% 낮고 평년보다는 52.4% 떨어졌다.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2021년산 재고량이 예년에 비해 많은데다가 제주 극조생 양파 재배면적이 증가해 2월 출하량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의 분석이다.

전체 양파 재배면적은 1만7521ha로 지난해 1만8532ha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주도 조생종 재배면적은 1137ha로 전년보다 41ha(3.6%)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관측센터에 따르면 중만생종 재배면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양파 생산량이 전년 대비 9.5%, 평년 대비 12.1% 감소한 124만 톤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재배면적 및 생육상황 실측조사, 산지동향 조사 등에 기초하여 2월 말 현재 기준으로 올해 양파 생산량을 분석한 결과이다.

농식품부는 관측센터 전망에 따라 2021년산 저장양파와 2022년 제주 등에서 증가한 조생 양파 출하가 겹치는 4월까지는 평년대비 공급량이 많고 5월부터 안정될 것이라는 수급전망을 내놓았다.

대책으로는 농협 저장양파 2만톤을 깐양파 가공용 등으로 5월까지 출하를 연기하고 이에 대해 kg당 100원을 지원하고 제주 극조생종 양파 44ha를 채소가격안정제에 따라 출하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농식품부의 대책에 대해 양파재배농가들은 가격을 높이지 않기 위한 정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2만톤도 5월 양파가격이 20kg 기준으로 8000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제주 양파 44ha 출하정지도 대상자만 선정하고 산지폐기는 수확기 가격에 따라 실시하기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다.

정부가 이렇게 양파 가격에 미온적인 이유는 쌀과 마찬가지로 현재 물가를 낮추기 위해서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농가들이 세종시 농식품부 앞,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나락 톤백을 쌓은 이유도 물가 안정을 이유로 쌀값 하락 대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물가 안정기관이 아니며 김현수 장관 역시 농업농촌농민의 장관이어야 한다. 국민이 필요한 식량과 농산물을 농가들이 안정적으로 생산하도록 지원하는 부처이다. 농식품부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