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업계 공기업 사장 3관왕의 탄생
[사설] 농업계 공기업 사장 3관왕의 탄생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3.0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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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은 다른 부처에 비해 많지 않다. 그중에서도 공기업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있다. 여기에 한국마사회도 시장형 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농식품부 소관은 아니지만, 국내 최대 농산물 공영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도 공기업이다.

이 3개의 공기업 사장을 역임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바로 지난 4일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병호 사장이다. 이병호 신임사장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을, 2018년 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을 역임했다. 1년 후인 지난 4일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국내에서 유일한 농업계 공기업 3개의 수장을 맡았다는 진기록을 세웠다.

공기업 사장을 두루 역임하고 있는 이병호 사장은 언론에 노출되는 걸 싫어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병호 사장이 서울농수산식품공사, aT 사장 시절에도 언론인터뷰는 물론 기자간담회마저도 거의 하지 않았다. 농민단체장과의 간담회도 많지 않았다. 언론을 통한 농가와의 소통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병호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농식품부 장관을 새로 뽑을 때마다 매번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기도 하다.

문재인정부 들어 어공과 늘공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어공은 어쩌다 공무원을 줄인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시민단체 인사들을 정부의 개방형 직위로 임명하거나, 각종 위원회 요직에 앉히면서 생겨난 단어다. 즉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않는 정무직 자리의 공무원에 임명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3개의 공기업 사장을 역임할 정도면 어쩌다 사장이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병호 사장은 농업계 오래 있었고 공기업뿐만 아니라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상임이사 등의 경력도 갖고 있어 농업에 대한 이해도는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농어촌공사는 그 어는 공기업보다 농촌 현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고 농민들의 민원이 가장 많은 공공기관이다. 모 TV 예능프로인 어쩌다사장이 아니라, 이병호 신임 사장이 앞으로는 농산물유통부터 농업기반까지 다룬 경험을 잘 살려 농민, 농민단체, 언론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현장 의견을 수렴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