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재배 토양 관리 필요 시기…표피썩음병 방지
고구마 재배 토양 관리 필요 시기…표피썩음병 방지
  • 김은진 기자 kej@newsfarm.co.kr
  • 승인 2022.03.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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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 내 원인균 제거 방안, 주기적인 객토·이병주 제거
토양 병원균 농도 증가…표피썩음병 발병 확률 높아

(한국농업신문=김은진 기자)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이 고구마 저장병인 표피썩음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예방법을 발표해 고구마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가에서 발견된 표피썩음병 (사진 출처=농촌진흥청)
농가에서 발견된 표피썩음병
(사진 출처=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지난 11일 고구마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표피썩음병을 막기 위해 토양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며 병에 관해 설명했다.

고구마 저장병 중 하나인 표피썩음병은 오염된 토양에 의해 발생한다며 이어짓기(연작)하는 경우 전염성 병해충이 늘어나 표피썩음병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표피썩음병 발생을 예방하려면, 묵은 흙을 털어내는 객토 작업과 이상 증상을 보이는 이병주를 제거해야 한다. 수확 후에는 흙갈이(경운) 작업으로 지속적인 토양 관리를 해야 한다.

또 내병성이 강한 고구마 품종을 재배함으로써 표피썩음병 발생을 예방할 수도 있다. 외래 품종인 ‘베니하루카’보다 국산 품종인 ‘진율미’, ‘신건미’, ‘호감미’가 병에 강하다.

농진청은 재배 토양 내에 존재하는 병원균이 수확 후 고구마에 붙은 채 저장될 때 표피썩음병이 발병한다는 사실을 처음 입증했다고 밝혔다.

또 토양 내 균 농도가 증가할수록 병반 크기도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표피썩음병 병원균이 붙은 고구마는 저장 2개월 뒤 증상이 나타났고 증상을 확인했을 때 토양의 원인균 농도는 104 conidia/mL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고구마를 수확한 뒤 아물이 처리하고 같은 저장고에 넣어도 재배지에 따라 표피썩음병 발병률이 서로 달랐다며 토양의 병원균 농도가 4배 높을 경우, 저장병 발병률이 1.8배 높았다고 덧붙였다.

또 표피썩음병 발병률이 높은 토양의 병원균 농도는 삽식기보다 수확기에 약 3~4배 증가했다. 반면, 표피썩음병 발병률이 낮은 토양은 병원균의 농도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구마 재배 토양 내 미생물도 표피썩음병 발생에 따라 크게 변화했으며, 발병률이 높은 토양에서는 방선균류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전남 영암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업인 조희승 씨는 “표피썩음병 증상은 고구마 수확 후 저장 2~3개월 뒤부터 현저히 나타나기 때문에 출하할 때 고구마를 폐기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땅에 새로운 기운을 계속 불어넣어 주어야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연상 농진청 바이오에너지작물연구소장은 “2~3년씩 계속 같은 땅에서 고구마를 키우면 토양 내 양분은 줄어들고 병해충 발생은 늘어난다”며 “지속적인 토양 관리가 품질 좋은 고구마를 수확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