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12기 임원에게 듣는다] 양동산 감사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12기 임원에게 듣는다] 양동산 감사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3.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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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게 농사짓는 환경 만드는 데 일조할 것”
대규모 농가 쌀 유찰사태…“하루빨리 사들이길”
생산조정제 다시 해서 수급조절·식량자급률 높여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농업인은 농삿일에만 전념하도록 해야지, 쌀값 걱정하게 만들면 쓰겠어?”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양동산 감사는 지난 11일 근황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쌀 유찰 사태를 가리킨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최저가 입찰 방식의 쌀 시장격리를 실시했지만 농가 응찰 물량이 대거 유찰돼 목표물량 20만톤 중 14만여톤만 낙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양 감사는 “소신껏 농사지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이 되지. 이런 건 정부가 알아서 정책을 써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농업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농업인 지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격리 후폭풍이 거세다.

농식품부 세종 청사 앞에 벼 쌓아놓은 건 대규모 유찰 사태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뜻이다. 20만톤을 사들이기로 했으면 사줘야 하는 거 아닌가? 양곡관리법 개정이 물론 중요하다. 매해 수확기 시장격리 요건이 됐을 때 즉시 시장격리를 하도록 의무화시켜야 한다. 하지만 농민들에게 정부가 한 약속도 지켜야 한다. 수확기에 정부는 공공비축미를 생산자한테서 직접 사들이지 않나? 시장격리도 공공비축미를 거둬들이는 방식으로 했어야 한다. 최저입찰제 라는 역공매는 사상 최초이기도 하지만 이번 방식은 공정성도 결여됐다고 본다. 낙찰기준가격도 강원.경기도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도만 갖고 평균 가격을 내지 않았나. 농민들이 갖고 있는 벼에 대한 대책을 어서 세워달라.

-영농철이 다가오고 있어 큰일인데.

농가들이 갖고 있는 물량을 정부가 빨리 사들여 격리해야 한다. 지난달 시장격리 평균 낙찰가 6만3763원보다는 가격이 좀더 높았으면 좋겠다. 그동안 창고에 보관한 고통도 있고, 건조한 날씨에 수분 증발로 말라버린 양만큼 채워넣어야 하니까. 유찰벼랑 추가격리하기로 한 물량 7만톤을 합쳐 13만톤을 한꺼번에 사들이길 바란다.

농사철이 다가오는데 창고를 비워놓아야 새 농사를 시작할 것 아닌가? 쌀값 안정시킨다고 시장격리 한 정부가 계속 쌀값을 떨어뜨리면 말이 안 되지. 4월부터 바그미 등 해충이 서서히 생기기 시작하는데 사들이기로 한 물량은 하루빨리 사들여서 올해 영농 계획도 세울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는데 정부 역할을 해야지 농민을 울게 하면 쓰겠는가?

-쌀 수급문제 해결법이 있나.

논 타작물재배지원사업(생산조정제)을 다시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계속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 농토가 줄어들긴 하지만 쌀 소비량은 그보다 더 많이 줄어들고 있다. 논에 콩, 녹두, 팥 등을 심어 부족한 식량자급률도 높이고 일석이조이지 않나. 사료작물 심으면 벼 생산 줄어들고 축산 농가에 사료 수급대책도 되고 해외에서 사올 필요도 없다. 볏짚환원사업도 하면 축산농가가 논에 사료작물을 심으니 쌀 생산도 줄어들고, 토질도 좋아져 미질도 향상된다.

-식량자급률 확보가 좀처럼 되지 않는다.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정부가 수매해서 비축을 해야지. 보리도 예전에는 수매를 했는데 지금은 안 하잖나. 정부가 비축해 놨다가 주정용으로도 쓰고 보리빵도 만들고 당뇨환자들 건강식도 만들게 하고 해야 한다. 생산조정제 대상 작물은 모두 수매해야 효과가 나온다.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려면?

기름값, 기계값, 농자재값은 오르고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쌀값은 30년 전 그대로 아닌가? 청년에게 지원금 주면서 농촌으로 오라고 하지만 그들이 정착하게끔 만들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적게 지어도 먹고 살게끔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1억 넘는 농기계 사려고 대출받고 집 담보 잡히고 하다 수지타산 안 맞으니 떠나는 거다. 예전엔 농기계, 비료값도 보조해 줬는데…. 그래서 2030들이 벼농사 안 짓고 고소득 하우스 작물만 하려고 한다.

-중앙회 임원으로서 앞으로의 계획.

신명나게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생산자는 생산에만 전념해서 소신껏 농사지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돌아오는 농촌이 된다. 농사꾼이 세종시나 여의도 가서 정책 가지고 걱정해서야 쓰겠나. 새 정부는 부디 농민의 소리에 귀기울이기를 바란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