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논두렁 체질…농민 기본소득 향상에 일조할 것”
“나는 논두렁 체질…농민 기본소득 향상에 일조할 것”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3.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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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향미’ 전국 1위 끌어올린 화성시 김조향 과장
2021년 전용실시권 취득으로 시 브랜드 입지 강화

"쌀은 농민 기본소득...수입원 50%는 받혀줘야 안정적"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향기 나는 쌀이 드물기도 했지만 품종 전용실시권 취득이라는 서철모 시장님의 큰 결단이 수향미가 1등쌀이 되는 데 주효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쌀을 대표하는 지역이라면 경기도와 강원도를 꼽고 강원도의 철원 오대쌀과 경기 이천쌀, 여주쌀, 임금님쌀 정도를 으뜸으로 여긴다. 그런데 난데없이 수향미(골든퀸3)가 이 모든 쌀들을 제치고 전국 1등으로 올라섰다. 수향미는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최근 소비자 쌀 인기순위 백미 top500 중 이천쌀을 제치고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3월 현재까지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수향미는 은은한 팝콘향이 나는 쌀로 식감이 우수하고 찰기가 좋으며 수확량이 고시히까리, 추청보다 많아 농가들이 적극 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관내 농가 재배 면적이 47%에 달한다. 화성 관내 독정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당일도정 원칙을 고수하며 전국 각지로 판매되고 있다.

-수향미 개발 배경이 궁금하다.

화성은 경기도내 쌀 생산량 1위이지만 여주.이천쌀에 비해 저평가 되고 있었다. 관내 농협RPC들은 추청 위주로 농가벼를 고가로 사들여 중저가로 판매해 경영 악화가 반복되고 있었다. 화성쌀의 브랜드파워를 끌어올려 판매가격을 견인하고 농가소득에 기여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2016년 시험재배를 시작할 적에만 해도 쌀이 넘쳐나 쌀값이 끝없이 추락하던 때라 RPC 경영여건은 더욱더 악화했다. 그때 돌파구를 찾은 게 수향미였다. 당시 향기 나는 쌀이 많지 않았다는 점도 수향미를 선택한 이유다. 농협RPC와 농가가 2017년부터 계약재배를 했다. 수향미가 화성시 쌀로 입지를 굳힌 것은 지난해 ‘전용실시권 취득’이라는 서철모 시장님의 통큰 결단 덕분이다. 농협 자부담과 시 예산 80억원이 투입됐다.

-전용실시권을 취득했으니 화성에서만 재배할 수 있나.

당초 서산 곡성 함평 신안 김해 등지에서도 수향미를 재배하고 있었지만 전용실시권 취득으로 2021년부터 2032년까지 12년 동안 화성에서만 재배할 수 있게 됐다.

시험재배를 4년 했기 때문에 토질의 적합성이라든지 농가 선호도라든지 경험치가 쌓여 있어 어렵지 않게 도(道) 브랜드로 지목할 수 있었다. 우리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등등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타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유리하다.

-농가들 반응은 어떤가.

그야말로 선풍적이다. 올해 수향미 재배면적이 전체 벼 재배면적의 47%에 달한다. 단일품종을 이렇게 크게 심는 곳은 드물다. 키우기 쉽고 다수확에다 미질도 좋아서인 것 같다.

수매값은 지난해 7만4500원(40kg 조곡)이었는데 그 전년도에 7만1000원에서 많이 오른 것이다. 2020년 태풍으로 흉년이 들어 쌀이 모자랐을 때보다 작년 수매가가 더 비쌌다. RPC들 경영도 많이 좋아지고. 다른 쌀들은 한창 덤핑 치는 작년 7~8월에 원료곡이 없었다고 하면 말 다 한 거지 않나.

-이천의 임금님표쌀을 어떻게 이겼나.

일단 화성 관내 농지면적이 이천보다 크다. 홍보수단을 여러 가지 동원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박람회도 많이 하고 삼성, 기아 등 기업들에게 상생사업으로 공급했다. 학교급식, 기업급식 등에 기본적으로 깔고 간 게 토대가 되어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 또 농협들이 홈플러스, 코스트코 같은 대형 거래처를 끼고 있어 한번에 대규모 물량이 나가면서 유명세를 탄 것 같다. 물론 구수한 향과 촉촉한 식감 등 좋은 밥맛을 갖추고 있으니 된 일이다.

-명품쌀발전위원회라고 관리하는 협의체도 있다고.

계약재배 주체들이 참여하는데 농협RPC, 민간RPC들이다. 정미소도 몇 개 있고. 위원회에서 쌀생산이며 유통 등 큼직한 사안들을 결정한다. 시는 홍보 등을 지원한다. 요새 벼품종 국산화를 추진하지 않나. 타 지자체도 추청 대신 뭘 심을까 고민 많이 하던데 화성은 수향미 덕에 국산화가 웬만큼 진행됐다.

-쌀에 대한 평소 생각.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사실 논두렁 체질이다. 농민들 삶을 옆에서 보고 체험한 나로선 쌀은 농민들에게 기본적인 재산이자 경제적인 기반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다른 특수작물을 해도 쌀은 기본적으로 재배하지 않나. 내 수입원의 50%는 쌀이 받혀줘야 얼마만큼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 그래서 쌀값에 대해서는 정부가 특히 신경써줘야 한다. 농민들의 기본소득이니까.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