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그리고 CPTPP
[사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그리고 CPTPP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3.3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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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2019년 12월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의 일상화이겠지만 식생활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외식보다는 집에서 먹는 경우가 늘어났고, 배달과 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하여 먹을 수 있는 가정식 대체식품(HMR)의 소비가 증가했다. 곡물 수출국들은 코로나로 인해 무역이 원활하지 못하자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해상운임이 폭등하면서 곡물 수입단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팬데믹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깨우쳐주었다. 세계적으로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밀가루 식품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휘발유 등 기름 가격 인상도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머나먼 나라의 일인 듯 하지만, 양국의 전쟁으로 곡물가격이 영향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에서 밀 수출이 가장 많은 나라이다. 브라질, 미국 등 주요 수출국도 작황이 좋지 못하고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해 파종시기를 놓쳤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밀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돈이 있어도 밀을 수입해 올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그야말로 식량안보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25일 CPTPP 공청회를 개최하고, 가입 신청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CPTPP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는 최대 6조6000억이고 여기에 중국까지 가입하게 되면 피해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쌀도 개방품목으로 돼 있어 관세를 감축하게 되면 쌀의 자급률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세계는 식량안보의 전쟁에 돌입했는데 한국만 농업을 개방하지 못해 안달이다. CPTPP로 인한 이익은 크지 않다.

국제 곡물가격 인상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은 주곡인 쌀 자급률이 100%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식량안보지수가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나라다. 농업을 개방하고 공산품을 팔아 이득을 얻겠다는 건 20년 전에나 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차기 정부가 진정 식량안보를 지키겠다면 CPTPP 가입부터 포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