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장격리 실패, 피해는 농민의 몫
[사설] 시장격리 실패, 피해는 농민의 몫
  • 연승우 기자 dust8863@newsfarm.co.kr
  • 승인 2022.04.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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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신문 사설) 20kg 쌀값이 5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 5일 5만6803원에서 지난달 15일 4만9904원에서 이달 5일에는 4만8464원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수확기보다 무려 8339원 14.7% 하락했다. 대폭락 수준이다.

농식품부의 쌀 시장격리 후인 3월에도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은 농식품부의 쌀 시장격리가 실패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농식품부가 지난 2월에 진행한 시장격리는 사실상 성공할 수가 없었다. 시장격리를 법에 명시된 수확기가 아닌 3개월이 지난 2월에 진행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격리 물량의 가격 결정 방식이 최저가입찰이기에 시장가격을 지지하지 못했다. 농식품부는 이전 시장격리에서도 RPC 대상으로 최저가 입찰 방식을 진행했기에 역공매방식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시장격리는 그 방향성이 다르다. 농가들이 가격지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우선으로 격리해야 한다. 가격을 미리 결정하고 농가 보유 물량을 우선 매입했어야 농가들이 직접적인 시장격리 효과를 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서 가격지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

역공매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애초 목표했던 물량을 채우지도 못했다. 농식품부는 2021년산 쌀 중 초과생산된 27만톤을 시장격리하겠다면서 1차로 20만톤 격리를 발표했다. 하지만 역공매 방식으로 시장격리를 진행하면서 높은 가격으로 입찰한 농민들의 물량이 대거 탈락하면서 14만4000톤만 격리하게 됐다. 결국 5만5000톤이 공매에서 입찰받지 못했고 2차 격리 예정 물량 7만톤까지 합하면 12만5000톤이 공급과잉으로 남아 있다.

농식품부가 정책결정을 늦게 하고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정책실패를 했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이 돼 버렸지만, 정부는 2차 시장격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발표가 없다. 그저 시장상황만 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쌀값보다도 벼값이 더 하락한 상황이고 이대로 가면 단경기 역계절진폭이 발생하게 돼 올해 신곡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농민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윤석열 당선인이 후보시절에 2차 시장격리를 약속한만큼 새정부 출범 전인 4월까지는 시장격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