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북도 오형식 농산유통과장 “행정도 총알배송, 새벽배송 따라갑니다”
[인터뷰] 전북도 오형식 농산유통과장 “행정도 총알배송, 새벽배송 따라갑니다”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4.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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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농산물 잘 가공해 널리 판매하는 방안 골몰

전국 지자체 최초 6차산업팀장 맡았던 경험 활용

2019년 ‘논 타작물 재배’ 전국 1위 이끌어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북도가 ‘논 타작물 재배’ 장려 지원금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급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은 2018~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진행됐다. 도는 쌀값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벼 재배면적 감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예산을 수립해 쌀 농가의 타작물 재배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오형식 도 농산유통과장은 “전북도와 시군이 자체예산을 마련해 지난해부터 ha당 60만원씩 모두 4500ha에 대해 27억원을 지원한다”며 “도의 총 벼 재배면적은 11만4509㏊로 전국 대비 15.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쌀값 안정을 위한 재배면적 감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식량산업팀장이던 지난 2019년 도의 타작물 재배 신청실적 전국 1위를 이끈 주인공으로 그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시책평가 1위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당시 받은 상금 2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쾌척하며 다시한번 화제를 모았다. 지난 3월 18일 만난 오 과장은 이제 농업생산과 유통을 모두 책임지는 부서의 수장으로써 지난 시절보다 한층 바빠 보였다.

오형식 전북도 농산유통과장
오형식 전북도 농산유통과장

-근황이 어떤가.

올해 1월 농산유통과로 왔다. 생산과 유통 모두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기존 사업도 충실히 이행하고 새 사업 발굴에도 힘써야 하니 바빠진 건 사실이다. 농축산식품국 예산의 64%를 집행하는 곳이라 긴장이 많이 된다. 농민을 직접 대면하고 농사짓는 데 어려움이 있는지를 지속해서 살피는 것은 꾸준히 해오던 일이다. 반면 도내 생산물을 대도시권으로 어떡하면 더 많이 유통시킬 것인지는 숙제다.

요즘 새벽배송이네∼ 총알배송이네∼ 등등 유통환경이 급속도로 바뀌어 행정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다보니까 어려움이 좀 있더라. 예전엔 추석·설 명절에 고추장, 쌀 등 우리 농산물을 선물용으로 유통시켰는데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 트렌드에 맞게 전북 농산물도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아볼 수 있도록 전문 물류유통회사들과 MOU를 지속적으로 체결하고 있다.

-쌀도 유통방식에 변화가 있나.

도내에서 생산되는 쌀의 30%는 도민이 먹고 70%는 외지 사람이 먹는다. 70%를 밖에 팔아야 하는데 몸값을 높여 농가소득을 올려줘야 한다. 그래서 나온 것이 전북 원예농산물 광역브랜드인 '예담채'다. ‘예담채 십리향 쌀’은 구수한 향기가 나는데, 롯데 등과 계약을 통해 즉석밥으로 수도권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누룽지 냄새 나는 쌀을 도가 자체 개발했다. 새로운 품종 개발과 육성, 이게 바로 유통물류의 한 부분이다.

-그러고보니 농업도 세월따라 많이 변했다.

요즘 청년들이 호미 들고 농사짓는 것 봤나? 온실에다 심고 키워 내다 판다. 거기서 한단계 나간 것이 스마트팜이다. 김제시 백구면에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청년들이 스마트팜을 미리 체험하고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인데 매년 50명을 선발해 교육시키고 2000㎡(600평) 농장을 20개를 지어놔 교육을 마친 청년들에게 3년간 저렴한 가격에 빌려준다. 농촌에서 살고 싶지만 기반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아주 좋은 기회다. 온실은 1년 365일 계속 돌아가니까 자금 회전율도 높아 농촌에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

-32년 근무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은.

내가 전국 지자체를 통틀어 ‘6차산업팀장’을 처음 했다. 농업도 가공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지 않나. 지금은 융복합으로 바뀌었지만. 2012년에 사무관교육을 가 자기소개를 했더니 다들 ‘6차산업이 뭐요?’ 하는 거다. 1차 생산과 2차 가공, 3차 서비스를 곱해 6차가 된 거라고 설명했더니 재미있어하더라.

고창에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상하농원이 있다. 매일유업 유통망을 활용해 고창 농산물을 전국으로 판매하는 것이 처음 시작한 사업이었다. 농원에 펜션도 짓고 로컬푸드 매장도 지어 손님들이 고창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많이 사 간다. 우유, 목장을 테마로 6차산업을 한 예다.

김제 백구에는 로컬랜드라고 포도를 주제로 한 6차산업현장이 있다. 화장실에도 포도가 주렁주렁 열려 있고 겨울에 찜질방에서 와인 한 잔씩 마시며 장작도 떼고. 잘 생산한 농산물을 널리 잘 판매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지 않나. 그런 면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올해 역점사업과 각오.

쌀 품종 다변화와 벼 재배면적 감축이다. 신동진이 전북 벼 재배면적의 64%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병충해로 피해가 많았다. 약 50% 이하로 떨어뜨릴 계획이지만 워낙 인기 많은 쌀이라 쉽지 않다. 농협 등 농업관련 기관들과 협력해 다른 품종 재배농가에 종자대 지원도 해주고 온실 육묘장도 지어주고 해서 타 품종으로 전환을 유도할 예정이다. 전북은 농도라 농업이 잘 돼야 전북이 잘 된다. 농민들이 신명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정책발굴과 지원에 힘쓰겠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