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 “변화 속에 성장‥조합과 조합원 공동발전 이뤄”
[인터뷰]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 “변화 속에 성장‥조합과 조합원 공동발전 이뤄”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5.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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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도 군인처럼 연금 주며 식량안보 역군 대우해야
CPTPP 농업기반 보호 대책 시급‥농업회의소법 제정을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충남 아산의 배방농협이 ‘2021년 종합경영평가 우수 농축협’ 및 ‘하나로마트 300억 매출 달성’ 성과를 내 상을 받았다. 농협중앙회 충남세종지역본부(본부장 이종욱)는 지난 9일 본부 대회의실에서 5월 정례회를 열고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에게 시상했다.

이전행 조합장은 이번 수상 소감에 대해 “궁하면 통한다”고 압축해 표현했다. 자금부담이 너무 커 불가능해 보이는 사업도 절실히 길을 찾다보니 찾아지더라는 것이다. 하나로마트 매출 성장이 그랬고 APC 센터 준공이 그랬다. 공교롭게도 두 사업 모두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했는데 큰 성공을 봤다. 40년 동안 농업현장을 직접 체험한 농민 출신이 초선 조합장의 열정으로 그간 느꼈던 아쉬움을 직접 해결한 결과다. 이날 시상식에서 그를 만나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 2019년 3월 실시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배방농협 조합장에 당선됐다. 이 조합장은 수백억 자금 부담에 모두가 반대했던 '하나로마트 안 로컬푸드 매장 신설', 'APC센터 건립' 등을 과감히 밀어부쳐 농가에게 소득을 돌줌으로써 그가 내건 공약 '농민에게 희망을 주는 조합'을 달성했다.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 2019년 3월 실시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이 조합장은 수백억 자금 부담에 모두가 반대했던 '하나로마트 안 로컬푸드 매장 신설', 'APC센터 건립' 등을 과감히 밀어부쳐 농가에게 소득을 돌려줌으로써 선거 당시 내건 공약 '농민에게 희망을 주는 조합'을 달성했다.

-초선으로써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를 냈다.

하나로마트 매출 300억 달성과 APC 센터의 준공은 조합원과 직원들이 함께 이뤄냈다. 나머지 공약 하나로마트 2호점은 내년 2월 준공 예정일을 올해 12월로 당겨볼 계획이다. 특히 APC 센터 준공으로 농민들이 농지를 팔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기초 환경을 마련했다고 본다. 개별 출하 때보다 수취가격이 큰 폭으로 확대돼 농민소득이 많이 올라갔다. 노지오이 농가를 비가림하우스 재배 농가로 전환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30농가 정도 하셨다. 그 분들이 APC 센터를 이용하시고 공선회 회원이 되셨다. 거금이 드는 사업이라 정부 지원 아니면 추진이 쉽지 않은데 지속됐으면 한다.

-조합 살림은 얼마나 폈는지.

조합 살림이 많이 불어 지난달 농협상호금융 자산 700조 달성에 기여했다고 ‘2021년 종합경영평가 우수 농협’에 선정돼 상을 받은 것이다. 점차 더 나아질 거라 본다. APC 센터에 기대가 크다. 오전에 오이를 따 센터에 맡기고 오후에는 재배기술 역량을 쌓는다. 농가들이 성장, 발전하면 조합도 자연스레 크게 된다.

-농협 조합장으로서 활동해본 소감.

조합원은 농협의 주인으로서 권리를 갖지만 그에 못지않게 의무도 다하셔야 한다. 조합원의 의무라고 하면, 농협 사업에 동참하셔야 하고 출자도 평균을 다 맞춰주셔야 한다. 많이들 의무를 다하고 계시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권리만 찾는 분들도 있다. 조합에게만 바랄 게 아니라 조합원들도 변해야 한다. 변화해야 성장도 있는 법이다. 연어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야 알을 낳는 것처럼 수동적인 자세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변화해 시야를 넓혀 조합의 성장과 농업의 발전을 견인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듣기 싫은 소리지만 들으셔야 한다. 조합장 자리는 이전행의 자리가 아니다. 조합원이 다시 시켜주시면 하는 자리고 그렇지 않으면 못하는 자리다.

-우리나라 농업을 어떻게 보는가.

CPTPP 가입하면 우리 농업기반이 무너질 확률이 큰데 그에 대한 대책이 세워지지 않아 큰일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인들의 대변자로서 실질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야 하는데 그렇질 못하다. 헌법에 상공인을 위한 상공회의소법은 있는데 농업인을 위한 농업회의소법은 없다. 이것만큼은 꼭 제정돼야 한다. 농민은 국민으로서가 아니라 식량안보 역군으로서 대우해 줘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곡물이 모자란다고 전세계가 난리다. 작년에 벼 수확량이 좀 늘었다고 역공매 제도를 택한 정부도 문제 있고 농민들은 갈 곳이 없다. 농민도 군인처럼 농업을 그만두면 연금을 줘야 한다.

-농민이 받는 연금이라면 '농민연금'이 될텐데.

농업은 자기 몸과 농지를 투자해 먹고 사는 일 아닌가. 도시에서 장사하거나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코로나 때문에라도 보상을 받는데 농업인들은 전혀 없다. 농사경력이 몇 년 이상 되면 연금을 주고 퇴직금도 줘야 한다. 농민 숫자 만큼 주위의 관심도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잘 되길 바랄 뿐이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탐방] APC센터 짓고 하나로마트 300억 돌파…賞 받은 배방농협

하우스재배 전환 노지오이 규격화로 상품성 ‘쑥’
로컬푸드 품은 하나로마트, 설립 16년만 초고속 성장 "역사 다시 써" 
농민 위한 사업으로 조합과 지역이 동반성장 ‘본보기’

지난 4월 준공한 배방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지난 4월 준공한 배방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신설ㆍAPC센터 건립..자금부담에 모두 반대

'되는 사업' 판단한 이전행 조합장이 끝까지 밀어부쳐 '결실'

농가소득 향상으로 '농민에게 희망 주는 조합' 공약 달성 

충남 아산의 배방농협이 ‘2021년 종합경영평가 우수 농축협’ 및 ‘하나로마트 300억 매출 달성’ 성과를 내 상을 받았다. 농협중앙회 충남세종지역본부(본부장 이종욱)는 지난 9일 본부 대회의실에서 5월 정례회를 열고 이전행 배방농협 조합장에게 시상했다.

배방농협 하나로마트는 지역농협 단일매장 기준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300억 고지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0년 5월 하나로마트 안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내자마자 마트 전체 매출이 쭉쭉 상향곡선을 탔다. 넓지 않은 마트 안에 로컬푸드 매장까지 들이면 매출이 떨어질 거라며 농협 내.외부에서 모두 반대했지만 단 한 사람, 이전행 조합장이 밀어부친 결과였다. 그의 예견대로 로컬푸드가 생기자마자 마트 안에 활기가 돌았고 오히려 로컬푸드가 마트를 먹여살리는 주요 수입원이 됐다. 하나로마트 설립 16년만의 성과다. 이 조합장은 아산·탕정 신도시 세교지구에 짓고 있는 하나로마트 2호점에도 로컬푸드 매장을 설계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일일 8톤의 오이를 선별, 포장할 수 있는 산지유통센터(APC)를 준공한 것. 4월 29일 준공식을 마친 후 열흘 남짓한 기간에 벌써 30여 농가가 회원으로 들어와 일일 처리 용량을 훌쩍 뛰어넘어 포화상태가 될 정도로 농가의 호응이 폭발적이다. 지난해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주고 경쟁력 있는 농협으로 거듭나기 위해’ 추진한 신규 사업이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이 조합장은 2021년 신규사업으로 하나로마트 2호점 설립 추진, APC 센터 준공, 노지오이 하우스재배 등 세 가지를 정했었다. 올 하반기 준공하는 마트 2호점 공사도 순조롭고 나머지 두 개 과제도 모두 일찌감치 달성해 농민 조합원에게 잘 살 수 있으리란 희망을 톡톡히 주고 있다. 하우스재배한 오이를 APC 센터에 맡김으로써 선별, 포장에 드는 노동력과 시간 부담을 크게 덜었을 뿐 아니라 상품성 향상으로 농가들이 가져가는 소득이 이전보다 훌쩍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농민이 농지를 팔지 않고 농업을 지속하게 하려면 농민소득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이 조합장의 신조가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배방지역 주산물 오이의 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가공식품 ‘배방 아산맑은 통오이지’를 만들어 전국 하나로마트에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차근차근 추진중이다. 5~6월 홍수출하되는 오이를 사들여 절임가공해 연중 판매가능한 상품으로 만들고 산지 가격도 지탱할 수 있게 됐다.

APC센터 또한 과도한 자금 부담에 주위의 만류가 적지 않았다. 육묘장 유휴부지를 활용해 부지 매입비를 줄인다고 하니 이사회를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뜻한 바는 반드시 이루는 이 조합장의 성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이같은 농민들을 위한 사업이 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돼 조합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배방농협은 지난해 뛰어난 경영성과를 올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자산 700조 달성에 기여했다.

이전행 조합장은 배방읍에서 나고 자라 40년 동안 농사를 지어온 전문 농업인이다. 농민으로써 체험한 농업현장의 아쉬운 부분을 조합장이 되어 하나씩 메워가고 있다.

배방지역 주산물인 오이가 APC 센터의 자동화 공정에 따라 선별작업을 거쳐 포장돼 나오고 있다.
배방지역 주산물인 오이가 APC 센터의 자동화 공정에 따라 선별작업을 거쳐 포장돼 나오고 있다.
농민들은 오전에 수확한 오이를 APC센터에 내고 오후엔 여가를 즐기거나 오이재배 기술 역량을 향상시킴으로써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하고 있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