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물관리 일원화의 그늘] 농업용수 공급 불안 등 생존권 위협하는 ‘해수 유통’  
[기획-물관리 일원화의 그늘] 농업용수 공급 불안 등 생존권 위협하는 ‘해수 유통’  
  • 최정민 기자 cjm@newsfarm.co.kr
  • 승인 2022.05.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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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위 상승 농경지 침수 등 농업인 반발 거세
염분 유입 농업‧공업용수 공급 어려워
농어촌공사, 해수 유통 농업에 미칠 영향 검토 

(한국농업신문=최정민 기자)금강하굿둑 해수 유통과 관련해 농업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해수 유통으로 농업용수 공급 불안은 물론 수위 상승으로 인한 농경지 침수 등의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용수 활용 비중 높아지는 금강
금강하굿둑은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금강 하류 저지대 홍수를 방지하고, 충남도와 전북도 지역 농경지 4만3000ha에 농업용수를 공급을 목적으로 지난 1990년에 건설돼 연간 6억톤의 농업·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금강하굿둑 물은 새만금지역 농생명용지 용수공급 및 상습 가뭄 지역인 충남 서천·부여지역의 추가적인 농업용수 공급이 예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용수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금강의 용수 활용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도의회‧환경단체 “수질개선 우선”
최근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과 관련 논란이 재점화된 것은 충남도의회와 환경단체가 금강하굿둑을 수질 악화의 원인으로 삼고, 수질개선을 위해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을 주장하고, 낙동강하구 해수 유통 사례를 들어 국정과제 채택을 건의했기 때문이다.

충남도의회와 일부 환경단체는 ‘금강하구역 종합관리시스템 개발 연구용역’ 결과를 근거로 단기적으로는 양수장 이설이 필요 없는 하굿둑 상류 3km까지, 중장기적으로 10km까지 해수 유통을 통한 자연성 회복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염분 유입으로 농작물 피해 클 것
이에 농업단체는 물론 농업인들은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 문제는 2011년 국토부 ‘금강하구역 생태계 조사 및 관리체계 구축 연구’를 통해 타당성 없으로 결론 난 상황이며, 낙동강하굿둑과 금강하굿둑은 설치목적과 현지 여건이 달라 일방적으로 낙동강 사례를 금강에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해수유통 문제는 결국 충남도와 전북도 지역 농업 생존권과도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수 유통 문제를 두고 의견 차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은만 (사)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위성곤 민주당 의원에게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에 대한 농업인의 우려를 담은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은만 회장은 “해수 유통은 이미 지난 2011년 국토부를 통해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 밝히며 “해수 유통을 하게 되면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저지대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해 결국 농업인의 피해는 물론 농업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농경지‧산업단지 용수 공급 중단 불가피해
실제 해수 유통으로 인한 영향과 문제점을 살펴보면, 우선 염분 유입에 따른 농업‧공업용수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하굿둑 10km 내외에 5개의 농업용수 양수장, 1개의 공업용수 취수장이 있어 농경지 및 군산 국가산업단지 용수 공급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취‧양수장 이전에 따른 비용 및 기투입 사업비의 매몰 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용역 결과 상류 24km까지 염분이 확산돼 취‧양수장 이설에 7128억원에서 2조9512억원 등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9342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양수장, 용수로 등 농업생산기반시설 중 하류부 시설물의 매몰 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안정적인 용수 취수와 하천 갈수위 유지 곤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취‧양수장을 상류로 이전 시 갈수기 때 하천의 취수 가능 수위가 낮아 안정적인 취수가 어렵고, 가뭄과 영농기가 겹칠 경우 농업용수 취수로 인한 하천 갈수위 유지가 곤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 논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금강하굿둑 관리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해수 유통이 농업에 미칠 영향을 검토한다고 밝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지난 8일 '금강하굿둑 자연성 회복에 따른 농업 부문 영향 검토' 용역을 입찰 공고했다.

공사는 이번에 용역비 6억원을 들여 2023년 9월 말까지,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이 농업에 미칠 영향을 알아볼 계획이다. 공사는 우선 하굿둑 개방에 따른 농작물 염해와 함께 국내외 사례를 검토하고 금강호 인근 작물 재배 실태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해수유통 시나리오별로 대체 수자원 확보, 침수 방지, 양수장과 수문 이설(옮겨 설치함), 염분 피해에 대한 책임소재 등의 대처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