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대영 서울친환경유통센터장 “학교급식 생명은 안전성이죠”
[인터뷰] 김대영 서울친환경유통센터장 “학교급식 생명은 안전성이죠”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6.03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센터 입고 전 검사, 입고당일 전수검사 등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 마련
농산물 공급 생산자단체 9개…거대한 공급망 보유 장점
친환경농가와 계약재배, 안 먹어도 비용 보전 방향으로 가야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서울농수산식품공사 서울친환경유통센터(센터장 김대영)의 성공적인 운영비결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었다. 센터는 서울 학교 1354개교 중 1050개교에 농수축산물 학교급식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2010년 처음 설립되어 10년 만에 거의 대부분의 서울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철저한 안전성 검사다. 친환경 농산물은 계약재배 생산자가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 센터에 입고되기 전에 검사를 통과해야만 학교에 공급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센터 직원들이 수시로 직접 생산지에 가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고, 입고 당일에도 무작위로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다.

일반농산물의 경우에는 대부분 도매시장에서 구입하기 때문에 당일 모든 출하자의 품목별 샘플을 채취해 검사한다. 1년에 2만건에 달하는 이중삼중의 안전성 검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8일 만난 김대영 센터장은 “앞으로도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급식재료의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영 서울친환경유통센터장
김대영 서울친환경유통센터장

-안전성 검사 외에 센터의 경쟁력이라면 거대한 공급망을 빼놓을 수 없다.

센터가 갖고 있는 생산자단체가 농작물은 9개다. 각 도별로 공급단체가 다 있고, 그 단체 소속 농민들 수는 말로 못한다. 그만큼 공급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이고 배송납품업체까지 합해서 협력업체가 100개가 넘는다.

-이렇게 거대한 공급망을 가진 학교급식재료 플랫폼이 또 있나.

아마 국내엔 없을 것이다. 안전성을 포함한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한 노력을 학교들이 알아주신 결과라 생각한다. 잔류농약 외에도 품질이 상하면 배탈이 날 수 있다. 센터에서는 서울특별시, 서울시 교육청과 합동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급식 조달기준’을 만들어 조달기준에 미달하는 식재료가 학교에 공급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런 품질기준 준수 여부를 매일 검사하는 검품요원이 가락시장에 3명, 강서시장에 3명 있다.

-농산물이 학교에 공급되는 과정이 궁금하다.

학교에서 식재료를 주문하면 농산물 공급업체(친환경농산물생산자단체)에서 학교 주문에 맞춰 식재료를 준비해 센터로 보내준다.

센터에 도착한 식재료는 검품과 안전성검사를 한 후 납품업체가 학교에 가져다 준다. 배송업체는 납품업체라고 부르는데 단순 배송 외에 수.발주 관리도 하기 때문이다. 클레임(민원) 관리도 한다. 학교에서 검품 과정에서 모자란 품목이 있다거나 상한 게 있으면 즉시 갖다주고 바꿔준다. 이 분들이 센터에서 출발하려면 식재료를 차에 다 실어놓고 센터 안전성검사실에서 “오늘 안전성 검사결과 이상 없습니다” 라는 방송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게 새벽 4시반이나 다섯시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빨리 출발해야 하는데 잔류농약이 검출되면?

잔류농약이 검출되면 절대로 학교 배송이 불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잔류농약 검출 즉시 공급업체에 연락해 대체품목을 조달한다. 우리 센터가 가락시장과 강서시장 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바로 조달이 가능하다. 대체 조달 품목도 다시 안전성 검사해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해야 학교 배송이 가능하다. 이렇게 까다롭게 하는 데가 국내에는 없을 텐데, 도매시장이라 밤새 일하면서도 즉시 해결해 주신다. 정말 고맙다.

-검사요원도 구별돼 있다고.

안전성검사요원과 검품요원이 있다. 안전성검사요원은 잔류농약을 검사한다. 출하장에 하루 3차례 정도 나가서 시료를 채취해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계속 검사한다. 과거에는 간이 속성검사를 했지만 지금은 다 정밀검사다. 또 상품이 시들었는지, 너무 작지는 않은지, 과일이 단지, 이걸 보는 게 검품요원이다. 과일 당도측정은 출하자별로 전 품목을 한다. 박스마다 샘플을 채취해 검사하고서 공급 학교 선생님들이 접속해 한 눈에 볼 수 있는 ‘올본시스템(통합물류시스템)’에 게시한다. 학교별로 롤테이너에 다 실어서 차에 싣기 전까지 계속 검사가 이뤄진다.

-코로나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 타격이 컸다.

학교가 요구하는 물량에 맞춰 연초에 생산자단체와 ‘얼마만큼 재배해 주세요’라고 부탁을 한다. 이게 계약재배인데, 실상은 코로나 때 등교를 안 해 급식을 안 먹었다고 농산물을 안 받았다. 서울시민, 국민세금으로 아이들 식재료 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는데, 물량을 100% 공급받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비용을 보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시 평생교육국장님께서도 일정 부분 보전해줘야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 아니냐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지금은 농사를 100톤 계약해 지었는데 50톤 먹었다고 나머진 생산자단체들이 다른 경로로 싸게라도 판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대현 국장님과 같은 마인드가 언젠가는 통해서 바람직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형마트는 물건이 좋든 나쁘든 한번 계약하면 다 사주지 않나?

그런 방식으로 해야 물건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센터는 아직 거기까지는 못 미치지만 서울시와 교육청, 저희들이 힘을 합쳐 장기적으로 최적의 공급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신청 학교가 늘어나는 건 센터의 안전·품질관리 시스템이 증명이 됐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님의 철학과 문영표 공사 사장님의 방침이 전면 무상급식, 안전강화다. 앞으로 전망은 밝다.

-학교급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면 어떤 방향이 맞는지?

아이들은 고기밖에 안 찾는데 식비 예산은 한끼 3400원으로 정해져 있다. 고기가 성장발달에 도움 되니 당연 먹여야 하지만 무조건 고기 중심은 또 아니다. 고기는 적정하게 집에서 먹고 학교에선 생선도, 야채도 함께 먹어야 한다. 그럴려면 가정에서 식습관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공급가격을 결정하는 가격심의위원회에는 서울시, 교육청, 학교, 영양교사, 시민단체, 전문가 등 20명이 참여한다. 이 분들 2년에 한 번씩 바뀌는데 산지체험교육을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친환경농산물은 약을 안 하니 크기도, 색깔도, 품위가 떨어져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체험교육이 필요하다.

또 바람이 있다면 새 정부에서도 국민 먹거리 안전성을 강화하겠다고 한 바와 같이 서울 시내 모든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식재료 안전을 위해 안전성·검품요원 충원 및 기기 확대설치가 시급하다. 안전성검사만큼은 센터가 잘 하고 있다고, 감사원도 여기가 최고수준이라고 인정했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