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철성 팀장 “농민이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것..제 할 일이죠”
[인터뷰] 김철성 팀장 “농민이 한 푼이라도 더 받는 것..제 할 일이죠”
  •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
  • 승인 2022.06.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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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김철성 농산유통과 농민소득안정팀장 인터뷰
현행 연 60만원 지급 농민수당…“어떡하든 늘려야”
직불금도 밀·보리의 3배 받는 경관농업 발굴에 집중

농민수당 시행 3년차...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확인

다른 도(道)서 농사짓는 전북 거주 농업인까지 지급 확대

천혜의 자연환경 활용, 항구와 조개잡이배 연결 경관농업 컨텐츠 발굴

 

"건강한 삶 관련 지출 증가하는 소비 트렌드와 연결

지역별 기능성 약용.특용작물 집단재배 단지화해 융복합산업화

지역만의 스토리 입혀 도시민 찾아오는 힐링공간으로 소득원 높이는 작업 하고파" 

(한국농업신문=유은영 기자) “전북 농민수당은 올해 지급 3년차에 들어서 상당히 안정화됐습니다. 지난해 어가와 양봉농가까지 지원을 확대한 데 이어 올해는 타도(他道) 출입경작 하는 분들까지 지급해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전북도내 농민들의 소득향상에 관한 업무를 관장하는 김철성 농민소득안정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무관 승진과 함께 농산유통과 농민소득안정팀장이 된지 꼭 1년만인 지난달 1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다.

김철성 팀장은 식량산업팀 주무관으로 일하던 지난 2019년 정부가 전국적으로 실시한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그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산시책평가에서 전북이 1위를 차지한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이듬해 2020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당시 관내 농촌마을을 뛰어다니며 농가들에게 집단재배단지화와 농기계를 지원해 농가들의 타작물 재배 기반을 닦아주었다.

어느 자리에서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라면 최선을 다해 완벽을 향해 나아가는 김 팀장은 이제 농민소득안정을 책임지는 부서의 수장으로서 농민에게 한 푼이라도 더 돌려주는 일이 무엇인지에 온 생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철성 전북도 농민소득안정팀장
김철성 전북도 농민소득안정팀장

-타도에서 농사짓는 분들까지 농민수당 지급을 확대한다고.

전북 도내에 주소지를 두고 인근의 충남이나 전남지역에서 경작하는 분들이 대상이다. 행정구역상 농지가 있는 지역과 우리 도의 경계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도민으로서 세금 내시고 농사짓는 농업인이 맞는데 타 지역에서 경작한다는 이유로 농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건 논리적으로도 모순이 있다.

그간 시군 의견도 듣고 관련 지침 개정도 세부적으로 추진하는 등 나름대로 보완 노력을 진행해 왔다. 올해부터 농민수당 지급을 통해 우리나라 식량안보의 역군으로써 조금이나마 대우를 해 드리는 것 같아 뿌듯하다.

-농민수당 파급 효과가 큰 걸로 알고 있다.

농업이 지속되고 농민이 농촌에서 계속 살아가기 위해선 소득안정이 이뤄져야 한다. 농가당 연 60만원 지급하는 농민수당도 어떤 식으로든 확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연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농민수당이 도내 고용창출 효과라든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농민이 지역 내에서 농기구를 사거나 여가활동을 하며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전북의 농가소득 안정장치에 대해 소개해 달라.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해 최저가격 보장제를 시행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폭락했을 때 평년의 생산비와 유통비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생강 양파 무 배추 대파 고추 마늘 감자 등 8개 품목에 대해 시행한다. 현재 가격이 안 좋더라도 평년 가격과 차액의 90% 정도 지원해 드리고 있다.

또 농민들의 직불금 소득을 올려드리기 위해 지역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이모작 작물 보릿대를 경관농업 쪽으로 하면 직불금을 더 받을 수 있다고 홍보와 안내를 많이 하고 있다.

밀.보리는 이모작 직불금 50만원 뿐이지만 유채를 심으면 ha당 170만원으로 3배 이상 올라간다. 5월에 유채꽃이 피는 전 시군을 돌며 지역축제 개최를 독려했다. 경관농업은 단순히 직불금을 더 받는 것 외에 지역축제를 통해 도시민과의 교류 활성화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우리 도 자체 사업도 있지만 정부에서 경관보전 직불제 면적을 많이 배정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년엔 부안 간척지의 항구와 조개잡이배 등을 잘 연결해 경관농업 컨텐츠를 발굴해 보려고 한다.

-직불금 신청자격 관련해 민원이 많았는데.

공익직불금 지급대상 농지를 2017년 1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의 기간 중 1회 이상 정당하게 지급받은 실적이 있는 농지로 제한한 것이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역에서 민원도 있었지만 도 차원에서도 농식품부와 국회에 여러 차례 개선을 요청했다. 새 정부가 직불금 5조원 확대와 함께 피해 농민 구제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으니 앞으로 실경작자가 농업직불금을 못 받는 사각지대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본다.

-농민소득 향상을 위해 특별히 생각하는 방안이 있나.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도내 각 지역별 특색있는 작물을 발굴하고 단지화해 소득산업화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기능성이 함유된 약용작물이나 특용작물은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원료로 사용해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는 약성이 뛰어난 것이 많고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체질에 맞게 적응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우수한 소득작목을 발굴해 자원화하고 융복합산업화해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며 그 지역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면 도시민들이 힐링이나 치유를 위해 찾아오는 공간적 개념까지 확대가 가능하다.

전북은 농촌진흥청, 종자산업클러스터와 국가식품클러스터, 한국식품연구원 등 농업전문 기관들이 있어 우수한 기능성이 있는 유전자원을 발굴하고 집단재배단지화해 식품산업화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런 단지들을 하나씩 늘려나가는 작업을 하고 싶다.

-농가에 홍보한 아이디어가 기발했다고.

직불금 신청을 못하는 농가가 없도록 홍보에 굉장히 신경 썼다. 마스크에 직불금 신청기간을 부착해 시군에 배포했다. 쓰고 버리는 전단지나 물티슈 등보다 홍보효과가 엄청나더라. 농민소득이 안정되도록 직불금을 더 많은 농가가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논 타작물 재배 사업’이 사실상 부활한 셈인데.

쌀 과잉이 문제가 되니 적정생산을 추진하는 건데 2018~2020년 사업과 비교해 정부지원이 없는 점이 다르다. 2019년 전북이 농산시책평가 1위를 했는데 타작물 재배 실적 배점이 높아 유리했다. 당시 평가기준이 바뀔까봐 노심초사했던 기억이 난다. 맡은 일을 신명나게 한 것뿐인데 결과가 좋아 보람이 컸다.

-농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름값 오르고 농자재, 비료값 다 올랐다. 하우스 하시는 분들은 철재 가격 올라 어렵고 인력 수급도 어렵고, 이런 와중에 쌀값도 하락하고 있고... 어려운 시기지만 직불금 5조원 확대 계획이나 각종 선택직불제 마련 등 정부에서 농촌에 정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들을 심도있게 고민하고 있다.

도에서도 한정된 예산 속에서라도 농민수당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농산물 가격안정 지원제도 발굴에 대한 검토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니 농업인으로서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

유은영 기자 you@newsfarm.co.kr